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를 위하여

- 2011년을 맞이하며, 한국YMCA가 드리는 평화의 간구 -

 



2011년 새해를 맞아 화평을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2010년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면서, 예수님의 삶을 따르고자 하는 한국YMCA로서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지난 한 해 우리가 살아온 길이 과연 이천년 전에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길이었을까 하는 두려움과 부끄러움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오실 때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가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누가 2:14)라는 천사들의 찬양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분이 이 땅에 오신 것이 온 천하 만물, 온 우주에 영광이고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평화를 이루시려 하신 뜻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지금 우리의 삶, 우리가 한 일, 우리가 처한 현실이 과연 하느님께 영광을 돌릴만한가, 이 땅에 살아가는 창조물들에게 과연 평화가 있는가?

 

우리는 부끄러울 뿐입니다. 경제적으로 앞서간다는 OECD국가 중에서 자살율 최고라는 숫자는 이 땅에 살아가는 생명들의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수치일 것입니다. 그 원인이 경제적 고통이던, 사회적 불안과 갈등의 결과이던 참혹할 따름입니다. 전 국토를 파헤치는 4대강 사업은 사람만이 아니라 이 땅에 살아가는 자연 속의 뭇 생명들에게 사람만의 이기심으로 또 다른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더 많은 물질과 편리함을 쌓아야 할까요?

 

천안함 사건과 최근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한반도는 다시 전쟁의 두려움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남과 북이 서로 적대하면서 그 주변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대결구도 속에 다시 빨려 들어가는 것은 우리 스스로 불 속으로 섶을 지고 뛰어 들어가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우리사회는 다시 남과 북의 증오가 타오르고 있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논리가 온 사회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군사적인 보복논리로 해결하려 한다면 이 땅에 평화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예수께서 가르쳐 주신 말씀을 다시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앙갚음을 하지 마라. 누가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마저 돌려대고 또 재판에 걸어 속옷을 가지려 하거든 겉옷까지도 대주어라:(마태 5:39-40)”하신 말씀이야말로 예수님과 그 이전의 종교의 가르침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일 것입니다. 단순히 이 말씀을 상징적인 의미로만 받아들인다면 예수를 따르는 무리가 굳이 이전의 율법주의자들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오늘 남과 북의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누구도 우리 먼저 용서하고 평화의 손을 내밀자는 소리를 선뜻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예수를 평화의 주로 고백하는 크리스챤들이 앞서서 화해와 평화의 목소리를 외쳐야 합니다. 남과 북의 당국자들에게 현 한반도 사태를 전쟁대결구도로 몰아가지 말라고 평화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합니다.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의 아들이 될 것이다.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11)”하신 말씀을 의지하여, 한국YMCA는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간절한 평화의 기도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웃에게 말하겠습니다. ‘우리, 평화를 위해 함께 하자고’

 

새해에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한반도가 들판에서 슬피 우는 사람이 없는 곳이 되게 합시다. 전쟁의 공포가 사라지고 함께 평화로운 삶을 위해 배려하고 나누는 그런 세상이 되게 합시다. 평화를 간구하며 일하는 우리 모두의 기도와 노력으로 꼭 이 땅을 아름답고 영광된 평화의 땅으로 만들어갑시다.

 

2010년 12월 31일

 

새해를 맞으며 한국YMCA전국연맹 드림

 

■ YMCA회원 여러분, 평화를 위해 이렇게 합시다!

 

- 가족과 함께 한반도 평화를 이야기하고, 함께 기도합시다.

- 새해 YMCA 모임은 평화를 위한 기도로 시작합시다.

- 전국 각지역 YMCA회원총회에서 ‘한반도평화를 위한 예배’로 마음을 모읍시다.

- 이웃과 함께 ‘평화를 이야기 합시다’

 

* 본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YMCA 신년메시지’는 지난 12월 16일 개최된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회에서 ‘YMCA가 현재의 평화위기 상황에 대응해 적극적인 기도와 실천을 해나가자’는 결의의 일환으로 준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