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후쿠시마 2주기 행사 공동선언문

 

3월 11일은 후쿠시마 핵사고가 일어난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후쿠시마 핵사고는 핵발전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주장하던 사회에 ‘더 이상 핵발전 안전신화는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후쿠시마 사고가 말해 주듯이 핵은 절대 안전하지 않은 에너지이며, 미래세대에게 그 위험을 고스란히 남겨주게 되는 에너지다. 또한 폐기물을 처리하고 발전소를 폐쇄하는 작업, 사고 시 처리하는 비용 등을 감안하면 경제적이지 못한 에너지다.


또한 핵발전 위주의 에너지 정책은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을 유발하고 에너지 생산과 소비 불균형의 원인이 되며, 원료채굴에서 처분까지 전과정에서 피폭이 나타나는 등 다양한 문제의 원인이 된다.


이미 세계 여러 나라들은 후쿠시마 사고를 교훈삼아 핵 중심의 에너지정책을 수정하고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독일은 기존의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2050년에는 재생가능에너지로만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대만 역시 ‘핵없는 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심지어 핵종주국인 프랑스 역시 “프랑스에서 심각한 핵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핵발전 비중을 낮추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핵발전 위주의 에너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여전히 삼척과 영덕에는 신규 건설이 추진 중에 있고, 고리와 월성 등 노후된 발전소도 연장 가동되고 있으며, 밀양과 청도에서는 송전탑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국제사회에서도 인정한 핵발전의 위험성을 무시하고 국민들과 미래세대를 핵발전의 위험 속에 고스란히 남겨두는 정책인 것이다.


정의로운 사회는 지역갈등과 불균형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회가 아니다. 정의로운 에너지 정책은 에너지 다소비를 위해 지역 주민들과 약자들을 희생하게 하는 사회가 아니다. 정의로운 에너지 정책은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며 지속가능한 에너지 대안과 자립을 위해 노력하는 속에서 수립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우리 사회의 에너지원이 되는 것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이미 태양광, 풍력, 바이오에너지 등 재생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서울시를 비롯한 많은 지자체가 탈핵을 선언하고 에너지 자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늘 이 자리에 부는 바람은 후쿠시마에 원전 사고 이후 두 번째 부는 봄바람이다. 이 봄바람은 우리에게 후쿠시마의 교훈을 되새기고 핵 없는 미래의 봄을 만들도록 부추기고 있다. 봄은 희망이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교훈을 잊고 원전 중심의 정책이 고수되는 한 그 봄은 온전한 희망이 될 수 없다. 온전한 희망의 봄이 될 수 있도록 우리는 에너지 다소비를 부추기는 핵발전 중심의 사회가 아니라, 필요한 만큼 생산하고 소비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선택해야 한다.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와 같은 무서운 재앙이 앞으로는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의 책임이 크다. 우리의 아이들이 핵의 불안함을 안고 사는 것이 아니라, 태양과 바람의 풍요로움을 안고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 후쿠시마와 우리의 고향에 다시 불어올 바람이 핵 없는 봄을 불러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후쿠시마 2주기를 추모하며, 우리 사회가 탈핵으로 한걸음을 더 내디딜 수 있도록 아래와 같이 선언한다.


1. 핵발전은 결코 안전하지 않으며 정의로운 에너지가 아니다. 이에 우리는 신규발전소 건설 중단과 노후발전소 폐쇄 등 탈핵사회로 나가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2. 우리는 에너지 다소비를 조장하는 사회구조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재생가능한 에너지 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실천을 벌일 것이다.


3. 우리는 후쿠시마와 같은 재앙이 일어나지 다시는 않도록 모든 국가들이 탈핵과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전환할 때까지 함께 연대하여 여러 활동을 적극 실천할 것이다.


2013. 3. 9


후쿠시마 원전사고 2주기 추모와 우정의 탈핵축제 -

후쿠시마에 부는 바람, 그리운 고향의 봄 참자가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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