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NCCK 정의·평화 선교의 갈 길을 묻는다
NCCK 정의평화위원회 정책간담회 개최
[2009-11-10 08:07]
  ▲ NCCK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정상복)는 9일 오후 호텔아카데미하우스 불암실에서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베리타스

9일 오후 수유리 호텔아카데미하우스 불암실에서 NCCK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정상복 목사, 이하 정평위) 정책간담회가 열렸다. 내년도 정의, 평화 사업의 가이드 라인을 잡기 위함이었다. 정책간담회는 주발제를 맡은 정지석 목사(새길기독사회문화원 원장, 한국YMCA생명평화센터 소장), 유경동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의 발표로 그 문이 열렸으며 논찬에 이어 열띤 토론이 전개됐다.


‘NCCK 평화운동과 선교’란 주제로 강사로 나선 정지석 목사는 평화 연구가이자 운동가로서 현장에서 체험한 경험들을 토대로 발표를 이어나갔다. 먼저, 목회적 평화교육에 대한 경험담을 소개했다.


정 목사에 따르면, 평화교육에 대한 목회자들의 기대는 다양했다. 마음의 평화, 가정의 평화에서부터 한반도 평
화와 세계 평화에 이르기까지 평화에 대한 관심 폭이 넓었고, 그 만큼 평화교육에 대한 기대도 컸다.

정 목사는 목회자들의 주관심사인 ‘평화목회’에 초점을 두고, 평화 교육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교육을 실시했다. 교회부터가 장로와 목사, 장로와 장로 간에 끊임없는 갈등에 노출돼 평화목회를 지향하는 목회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정 목사는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고 털어놨다. 군비 경쟁으로 치열한 한반도 주변 정세와 비교해 볼 때 아이러니칼하게도 한국적 토양에서 목회자들에게 ‘평화’는 큰 관심사가 되지 못한 것. ‘평화’에 대한 인식의 부족 탓이었다. 덧붙여, 정 목사는 “체계적인 평화교육 커리큘럼과 중장기적인 전망을 갖춰야 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험담은 2004년부터 함께 평화운동을 전개해 온 한국 YMCA의 평화 운동에 관한 이야기였다. 정 목사는 “아마도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활발한 평화운동을 하고자 하는 단체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NCCK 정의평화위원회도 YMCA의 평화 운동 만큼은 벤치마킹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 목사가 YMCA의 평화 운동에 호평을 내린 이유는 바로 ‘성실’에 있었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평화 운동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08년에는 생명평화 센터를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아직 초보단계이기는 하지만 생명평화는 Y의 운동의 슬로건이 되었고, 모든 회원들에게 친숙한 말이 되어갔다. 또,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이용해 지방 조직도 구축해 평화 운동을 전개, 심지어는 ‘생명평화를 위한 아기 스포츠 센터’란 슬로건도 지방 Y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평화 운동에 관한 경험담을 마친 정 목사는 NCCK 평화 운동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했다. △평화교육 운동 △군축 운동 △국제 평화 운동 등이다. 정 목사의 말을 빌려 제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평화교육 운동= “NCCK는 에큐메니컬 교회들로 하여금 평화교육을 실천하도록 안내하고 격려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첫째, 에큐메니컬 교회가 이용할 수 있는 평화교육의 모델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평화교육 연구 소위원회를 정평위 안에 설치해 평화교육 모델을 만든다. 셋째, 에큐메니컬 교단 네트웍을 잘 연결해 공동작업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넷째, 세계교회의 선행 연구와 실천 결과들을 활용해 우리 상황에 적합한 모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교회내 갈등을 해소하고 예방하는 갈등교육을 NCCK 평화교육에서 촉진할 수 있다. 여섯째, 에큐메니컬 훈련원과 협력해 에큐메니컬 평화 학교를 서울과 전국 지역에서 운영할 수 있다”

군축(군사비 축소) 운동= “군축운동은 평화운동의 핵심 문제이다. 군축은 교회가 나서서 하기에 어려운 주제 같지만, 다른한편 교회가 나서지 않으면 다른 누가 나서서 하기 어려운 문제가 군축문제이다. 최근 우리 나라 시민단체 중에 군축 평화운동을 주요 사안으로 삼는 곳도 생겼지만, MCCK가 평화운동을 본격적으로 한다고 나선다면 이 성역처럼 금기시 되어 온 군축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 전문가들을 모아 연구 소위원회와 같은 모임부터 만들 필요가 있다. 군사비 절감을 위한 평화 정치와 로비같은 것도 구상할 수 있다”

국제 평화 운동= “최근 아시아의 젊은이들을 초청해 정의와 평화, 창조질서(JPIC) 보전 교육을 하고 지원하는 움직임이 있다. 아시아 사회는 매우 다양하고 분쟁과 갈등이 많이 일어나는 곳이다. 한국 에큐메니컬 교회가 아시아 사회의 평화 지도력을 육성하고, 이들 간의 연대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야 할 때다”

한편, ‘미래사회와 인권: 변화에 맞선 NCCK의 과제’란 주제로 발표를 한 유경동 교수는 인권과 관련해 현대신학자 판넨베르크의 윤리학을 조명하며 미래 기독교의 역할로 ‘공동체성 회복’과 ‘기독교적 윤리의식 재정립’ 등을 들었다. 판넨베르크는 윤리적 요청을 신적인 의무나 인간이 취할 목적으로 보지 않고,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나아가야 할 과정으로 봤다. 따라서 그 무엇보다 ‘공동체성’이 강조된 것.

성서 만큼 공동체성이 부각되는 것은 없을 터, 유 교수는 그러나 “신학적인 해석이 지나치게 추상화되거나 이념적인 시도에 국한이 되어 성서의 살아있는 공동체의 경험과 무관하게 될 수 있다”며 “따라서 성서적 윤리라고 하는 것은 성서 속의 공동체를 현재에 다시 기억해 재해석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성서속의 이야기가 공동체의 경험이 될 때 그 이야기는 성서가 쓰여진 당시의 사회 정치적 의미를 가지게 재현하게 되며 당시에 성서가 권위적인 말씀으로 사용된 것과 마찬가지로 그 이야기는 지금 현재의 사회의 구성체인 교회의 성원과 연결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끝으로 유 교수는 NCCK에 바라는 인권에 대한 제언을 이어갔다. △변화보다는 원리에 주목하고 그 원리의 근거를 성서의 공동체 경험에서 찾아야 함 △‘오래된 미래’라는 개념처럼 지금까지 축적한 인권의 방법론을 가지고 미래의 인권을 진단하기에 앞서 과거의 한계와 수정해야 할 부분을 철저하게 검토하는 연속성 가질 것 △현재의 경험에서 추론하는 인권의 개념도 중요하나 성서적 원리에서 받아들이는 진리의 세계관이 어떻게 내가 속해 있는 공동체의 생생한 ‘과정의 경험’이 될 것인가에 대해 착념하여야 함 △기독교의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공동체를 통해 생생하게 재 구성되어야 함 등이 그것이다.

이어 ‘NCCK의 새로운 길 모색하기’란 주제로 양재성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가 논찬했고, NCCK 실무진의 입장에서 황필규 목사(MCCK 정의평화국 국장)가 ‘NCCK 정의·평화 선교!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표가 마무리되자 종합토론회가 진행됐으며 참석자들 간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간담회는 10일까지 진행된다.
 

김진한 기자 jhkim@theverita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