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를 통해 본 생협의 역할과 과제
▪ 일시 : 7월 14일 2시-5시
▪ 장소 : 성남시청 3층 회의실(율동관)
▪ 주최 : (가)「생협과 지방자치 모임」
▪ 후원 : 생협전국연합회
▪ 참석 : 지방자치와 생협의 역할에 관심 있는 생협 임원, 실무자, 활동가 30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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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14일 오후, 요즘 '모라토리움'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성남시청에서 "생협과 지방자치 토론회 - 6.2 지방선거를 통해 본 생협의 역할과 과제"가 열렸습니다.
생협전국연합회, 주민생협, 바른생협, 아이쿱생활협동조합연구소, 부천YMCA, 여성민우회생협, 에코생협, 한살림 등 지방자치와 생협에 관심있는 30여명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최민경님(주민생협 상무)께서 진행해주신 <1부> 생협의 눈으로 본 6.2 지방선거, 평가와 경험 나누기 시간에는 부천, 고양, 원주, 성남 지역의 상황과 활동내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2월 이사회부터 선거를 위한 결의를 했다는 부천YMCA의 김기현님(부천YMCA 사무총장)은 "지역주민, 주부들과 함께 만드니 생각도 못했던 여러가지 새로운 것들이 나오더라"며 "우리는 이런 것 생각 못하잖아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지방선거를 주제로 마을공동체 한마당을 개최하거나, 모든 모임 시작 전에 지방선거 관련 퀴즈를 내고, 투표참여 현수막을 걸고, 투표 인증샷을 찍어오면 자유수영 입장권을 50% 할인해주는 등! 그 중에 기억에 남는 한마디, "후보공약을 할인쿠폰 보듯!"
고양지역에서도 2010년 들어 시민단체와 생협 등이 모인 <고양무지개연대>가 창립되어 "만인위원회"를 조직하기 위한 활동 등 유권자 운동을 벌였다고 합니다. 안인숙님(고양여성민우회생협 이사장)은 시민단체와 생협의 연대활동, 생협끼리의 연대활동 과정에서 생기는 "불편함"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시민단체와 생협의 운영방식이 다른데서 오는 차이와 어색함도 문제지만, 생협끼리도 조합이기주의를 넘어서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지요. 어떤 활동을 할 때에,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로 생각하지 못하고 '조합원 확대의 방편이나 홍보의 장'으로 접근하는 모습들을 넘어서서 지역, 생활과 밀착된 대안을 만드는 운동으로의 변신이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셨겠지요.
원주의료생협의 최혁진님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열풍은 시민사회의 요구와 가치에 기반한 것이 아니"며 "원주의료생협과 제 연대 협동조합단체들은 자신의 결집된 욕망을 정치적 의제로 표현해내는 자신들의 '정치인'을 통한 정치운동에 실패"했다고 진단하셨습니다. 그것은 고양지역의 평가와도 통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대중들이 먼저 알고 스스로 움직였기 때문이지, 시민단체, 생협 등이 잘해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앞으로 노력해야할 과제들이 그만큼 많습니다.
토론회 이후 최혁진님의 발표문을 다시보니, 그 글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나고 있네요.
"대중의 다종다양한 생존의 욕망을 결집된 시민적 힘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협동운동의 조직화가 죽은 정치가 아닌 삶 정치의 길임을 다시한번 확인하였다."
김해숙님(성남시의원, 주민생협 고문)에게서 앞의 세지역과 또다른 측면의 상황과 경험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선거에 '대응'했던 '단체'의 상황뿐 아니라 2006년 시민후보로 '출마'했던 개인의 경험과 어려움, 긍정적인 조건과 힘들었던 일, 풀뿌리 정치를 실현하려던 노력과 경험을 나누어 주셨어요.
시의원 진출 이후 생협과 함께 하려는 부분이 많았으나 생협의 상황이 그것을 수용할 조직이나 인원이 부족했고, 그로인해 함께 해결해야 할 내용들이 묻혀버린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지난 6월 24일 <한살림과 지방자치 간담회>에서도 이러한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생협활동을 잘 이해하는 시민후보가 당선되었지만 한살림 스스로 추진해나갈 수 있는 의제가 부족했고 준비가 없어서 좋은 기회들을 많이 놓친 것 같다". 이야기하는 화자만 다를 뿐 꼭 같은 말입니다. 김해숙님은 "당장 정치소모임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제안을 주셨습니다. 지금도 중요하고 4년뒤도 중요하니까요.
이재욱님(생협전국연합회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2부> 지방자치를 위한 생협의 역할, 4년 후를 위한 준비와 과제들에서는 정규호님(모심과살림연구소 선임연구원)의 발제와 정원각(아이쿱생활협동조합 연구소 사무국장), 안병덕(에코생협 이사장)님의 토론, 전체 종합 토의가 있었습니다.
정규호님은 <6.2 지방선거 결과와 생협운동에 주는 의미와 과제> 발제를 통해 ▲ 자립과 자치의 길 ▲ 6.2지방선에 대한 평가 ▲ 지방자치를 위한 생협의 역할과 과제를 발표해 주셨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자료집을 참고해 주세요.^^
생협의 역할과 관련해, "생협들에게 선거는 학습의 기회이기도 하다"며 생협이 가진 자원을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곳으로 연결하고, 지역을 보다 넓고 길게 알아간다면 "지금까지 생협운동이 경제적 대안을 만들었듯이 정치적 대안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보여주셨습니다.
물론, 공직선거 관여 금지조항 등 제도개선과 지자체를 중요한 파트너로 설정하는 새로운 관계 맺음 등 지속적인 준비와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말씀과 함께요.
정원각님은 토론을 통해 지방 재정 자립도, 수도권 인구집중, 실업률 등 지방자치 자체를 근본적으로 다시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협동조합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고민이 구체적이어야"한다며 특히 경제적인 부분에서 협동조합이 무엇을 할지에 대한 문제를 던져주셨습니다.
'경제위기 하에서 취약계층을 위해 생협들은 무엇을 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도록 생활협동운동에 '노동'을 다시 복귀시켜야하고, 저소득층 노동자에 대한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는 중산층 운동의 내용과 규모에서 발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진단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두번째 패널, 안병덕님께서도 다른 고민을 보여주셨어요. 말씀 서두에 이런 문장이 기억납니다. "생협들이 조합원 40만이라고 하지만 노조 40만과는 다르지 않습니까. 에코생협도 7천명이 넘는데 영향력의 측면에서는 그렇게 보기 어렵죠. 보통 조합원 활동 참여율은 5%미만입니다."
실제로 소통이 제대로 안되는 상황에서 공통으로 함께 뭔가를 끌어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임을 냉철하게 봐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조합원들이 생협을 생활정치의 장으로 보고 있는지도 생각해야하는데, 생협을 먹을거리와 구매로만 생각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지요.
대안경제로서는 어느정도 위치를 가지고 있지만 정치적인 대안으로서까지 생협이 자리매김할수있을지, 장기적으로는 민주주의, 생활정치를 지향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협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정하고 다른 부분은 시민단체를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 아닐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 이번 토론회를 준비한 <(가)생협과 지방자치 모임>은 9월 즈음 더 심화된 내용으로 모임을 가질 예정입니다. 생협의 활동과 생활정치가 더욱 풍성해지도록 관심부탁드려요.^^
* 이 글 맨위에 링크된 자료집 파일을 여시면 각 지역 발표 자료와 정규호님의 발제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