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꿈이 있습니다. 하루 속히 남과 북을 갈라 놓은 155마일 휴전선이 무너져서, 서로 얼싸 안고 어깨동무하며 신명나게 살아가는 '통일의 꿈' 말입니다.
올 겨울은 30년만에 불어닥친 이상 한파로 유난히도 춥고 길었습니다. 연평도 포격사건에 이어 사상 초유의 구제역 사태로 마음까지 얼어붙은 겨울입니다. 지금 한반도는 남북간의 다양한 교류와 협력이 단절되었고, 인도주의 손길마저 끊어져 남북 대결 현장이 되었습니다.
남한과 국제 지원 단절, 그리고 한파로 말미암아 북한 동포들은 1990년대 후반기의 ‘고난의 행군’ 때와 같은 극심한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굶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북한 동포들은 열악한 난방시설, 넉넉지 못한 땔감과 부족한 식량 및 의약품 등으로 북한 전역에 凍死(동사)자가 나오고, 설상가상으로 구제역까지 발생했습니다.
‘북민협’은 남·북 양 정부간 관계가 어려울수록, 지난 10여년간 민간 사절단으로 정부가 나서지 못하는 최일선의 영역에서 그 완충역할을 자임해 왔습니다. 또한 우리는 고착되어 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남북관계 상황을 이유로 영·유아 물자지원 후, 분배 확인 점검을 위한 본 협의회 회장단의 방북을 불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설령 전쟁 중이라도 인도주의는 흔들림이 없어야 합니다. 정부는 더 이상 남북관계 상황에 따라 순수한 인도지원을 대북 압박조치 수단으로 사용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북한 동포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남쪽의 훈훈하고 따뜻한 사랑과 도움의 손길입니다. 조건없는 동포애적인 ‘인도적 지원’이야말로 남북 간의 화해와 평화 통일을 앞당기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정부는 軍用(군용)으로 전용되지 않고, 분배 투명성이 확보되는 대북 인도지원은 즉각 재개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오늘 국민 여러분들과 그리고 국제사회에 호소합니다. 이 사회의 언론과 각계 지도층에 호소합니다. 이 시각 북녘에선 통일세대인 어린 아이들이 한파에 꽁꽁 얼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늦었지만 2월 중, 겨울이 가기 전에 영·유아와 어린이용 내복을 모아 북쪽에 보내려고 합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미안하다, 힘내라 애들아" 라고 말하며, 남쪽의 따뜻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정부는 우리 ‘북민협’의 善意(선의)를 막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 국민의 이름으로, 북녘의 어린 아이들에게 남쪽의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모아 주십시오. 이 일에 진심으로 함께 응원하여 주시고 성원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2011년 2월 15일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