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차 YMCA 세계대회에(7.19-24,홍콩)다녀왔습니다



130여 개국, 4500만 회원을 둔 세계 최대의 NGO 단체인 YMCA 세계대회는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4년 마다 한 번씩 열립니다. 전 세계 YMCA인들의 축제인 제17차 YMCA 세계대회는 지난 7월 17일부터 꼬박 일주일 동안 홍콩에서 있었습니다. 이 번 홍콩대회는 1,300여 명이 넘는 각국의 대표들이 참가하여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가 되었는데 한국은 30여명을 파견하였고 안산YMCA를 대신해서 차선각 목사님과 함께 저도 그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가하였습니다.
대회의 주제는
Striving for Global Citizenship for All’ 이었습니다. ‘모두를 위한 세계시민의식을 위하여’ 또는 서광선 목사님의 표현을 빌려 ‘전 인류를 위한 세계적 시민 의식을 지향하여’라고 우리말로 번역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구 생태계의 파괴는 인류의 파멸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지구는 이미 세계화된 ‘하나’인데, 우리는 여전히 “글로벌 책임의식”이나 “공통의 인류애”가 부족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세계대회는 우리 자신을 다시 한 번 뒤돌아보고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우리의 역할과 의미 그리고 YMCA의 운동 목표를 새롭게 설정하고 다짐하는 귀중한 대회였습니다.


YMCA 세계대회 기간 중, 나는 YMCA에 관하여 YMCA의 정신과 운동 목표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깊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개인적으로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세계 YMCA와 YMCA인들이 갖는 사고와 정신과 철학이 너무나 현실적이며 진지하고 진보적인데 놀랐고 인류를 위해 신과 인간과 자연을 일치시키려는 노력과 헌신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YMCA 세계대회는 늘 예배로 시작됩니다. 커다란 풍선으로 만든 지구를 중심으로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고 하는 이 지구가 어떻게 인간들에 의해 망가졌고 지금도 망가지고 있는지 참회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 지구의 아픔과 함께하고자 지구를 돌면서 벌이는 ‘삼보일배’ 의 시간, 이 지구를 다시 살리자고 다짐하는 헌신과 결단의 순간순간들은 모두 예배이전에 감동이었습니다. 비록 지구본이지만 지구를 다시금 정결하게 만들자는 다짐으로 지구본을 닦아 내는 의식은 비록 의식이지만 차라리 전율이었습니다.


평등, 평화, 자연, 생태환경, 소수자 보호, 양성평등, 타문화 존중, 타종교에 대한 배려 등의 화두와 토론은 즐겁고 매우 의미 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한결같이 모든 인류를 위한 세계시민으로서 당연한 덕목들이었습니다. 그런 뜻에서 추론하건데, 적어도 YMCA의 생태환경의 입장에서 보면 오늘날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4대강 삽질은 자연에 대한 말도 안 되는 훼손이고 하나님에 대한 모독입니다. 적어도 YMCA의 성서적 입장에서 보면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일방적인 해석과 자의적 선교활동은 무지한 짓이고 신앙에 대한 오독의 결과입니다.


일주일 동안 계속된 세계대회 기간 중에 그 중에서도 나에게 특별하게 다가 온 사람은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지난 수년간 세계 연맹 사무총장으로 수고를 아끼지 않은 사하 박사입니다. 그의 보고서 역시 굉장히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그의 보고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를 100으로 보았을 때, 남자는 51, 여자는 49라고 합니다. 지역별로는 60명의 아시아인, 14명의 아프리카인, 11명의 유럽인, 14명의 아메리카인, 1명의 오세아니아와 기타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언어 영역으로는 14명이 중국어, 5명이 영어, 5명이 스페인어, 3명이 벵갈어, 3명이 힌두어, 3명이 포루투갈어, 2명이 러시아어, 2명이 일본어, 1명이 아랍어, 1명이 독일어 그리고 나머지 61명이 무려 6,902개의 언어를 사용한다 합니다. 물론 인도네시아어, 프랑스어, 이태리어, 한국어, 베트남어도 이 61명 가운데 포함됩니다.


종교별로는 33명이 신구 교도를 망라한 크리스천이며 20명이 회교도, 14명이 무신론자이거나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았고 13명이 힌두교 또 다른 13명은 토속 신앙이고 6명이 불교신자이며 1명이 유대교도인 것으로 보고하였습니다.


그의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의 사람들이 소유한 부는 가장 가난한 57%의 사람들이 소유한 부와 같습니다. 세계인의 50%는 여전히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고 30%는 영양실조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40%의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된 화장실이 없으며 31% 사람들은 거처할 마땅한 집이 없거나 있다 한들 집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31%의 사람들은 전기가 없으며 18%는 글을 모릅니다. 15%는 안전하지 않은 물을 마시고 있고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인구는 16%, 모바일을 사용하고 있는 인구는 12%에 불과합니다. 전 세계인의 19%는 하루에 1달러 이하로 생활하고 있고 49%는 2달러 이하를 가지고 하루를 살아갑니다. 아무튼 현재 인류는 2/3 가 빈곤 상태에 놓여 있고 인류의 반은 절대 빈곤의 처지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1820년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나라의 격차는 대략 3:1 이었는데 비해 1992년 그 격차는 72:1 로 벌어져 있고 그나마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점점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통계는 그런 인류가 2003년 한 해 동안 군사비로 무려 6,420억 달러를 사용했는데 만약 그 군사비의 0.06%인 40억 달러만 기초 건강 보건 사업에 투입하였더라면 한 해 약 300만 명의 영유아의 사망을 막을 수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이제 인류는 생존을 위해서 전쟁과 탐욕을 끝내야 하고 세계시민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자고 주장하면서 이렇게 끝을 맺고 있습니다.

Why we do need wars? "Stop Greed"

제 17차 세계YMCA 대회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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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회 청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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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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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회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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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회 전경




중국에 있는 내내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대한 세세한 사항들이 이곳 중국의 TV나 신문을 통해 보도되고 있었습니다. 반면에 이에 대항하는 중국군의 실탄 사격훈련 또한 실제 동영상과 함께 대대적으로 소개되고 선전되고 있었습니다. 마치 한반도를 둘러싸고 한미일의 해양세력과 북중러의 대륙세력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하는 국면인 듯 했습니다. 특이한 것은 중국의 언론 매체들은 그동안 중국에서 우리를 지칭하던 ‘한국’이라는 호칭 대신에 영원히 사라진 줄 알았던 ‘남한’이라는 호칭이 자주 등장하고 있었습니다.


한미동맹의 강화와 한미일 삼각체제의 공고화로 우리가 잃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적어도 중국의 입장은 한미동맹의 강화는 냉전의 산물이고 따라서 한미동맹 강화가 중국을 겨냥하는 것이라면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태도입니다. 반면에 미국은 한미동맹 강화의 결과로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미 FTA의 재협상, 신형무기의 구매, 이란 제재의 동참 등 하나 같이 무거운 것들입니다. 아마도 작금에 벌어진 한국과 리비아 사태도 미국의 개입이 있었던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 사이 일본과 러시아는 슬그머니 한반도에서 그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남북관계는 출구가 보이지 않고 이명박 정부, 당분간 미국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