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 살았는가?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가?

아! 나는 아직도 여전히 오래된 물음을 묻고 있다

그리고 삶이란 얼마나 외롭고, 쓸쓸하고 고단한가? 라는 감상으로 숨을 다듬는다.

다시 이즈음 나의 마음에 이는 고단함이 어디에서 말미암음인지 찬찬히 살필 때인 것이다.

그리하여 맑은 고요와 평강으로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그저 살아갈 뿐이다.
 

소릉조                          - 천상병

아버지 어머니는 고향산소에 있고

외톨배기 나는 서울에 있고

형과 누이들은 부산에 있는데

여비가 없으니 가지 못한다.

저승 가는 데도 여비가 든다면

나는 영영 가지도 못하나?

생각느니, 아,

인생은 얼마나 깊은 것인가.




種花(종화)   꽃 심는 즐거움                      
- 李奎報      이규보

種花愁未發(종화수미발) 꽃을 심을 때에는 피지 않을까 걱정하다가

花發又愁落(화발우수락) 꽃이 피면 지는 것을 근심하네

開落摠愁人(개락총수인) 피고 지는 것 모두 사람을 시름겹게 하니

未識種花樂(미식종화락) 꽃 심는 즐거움을 아직 알지 못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