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환경 비디오' 美학교서 선풍적인기

 

 무분별 소비패턴 경고 다큐만화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인간의 소비 패턴이 어떻게 지구를 황폐화시키고 인류를 위험에 빠뜨리는가를 경고하는 비디오 교재가 미국 학교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그린피스'에서 활동했던 환경운동가 애니 레너드의 `더 스토리 오브 스터프'(The story of stuff)는 지구와 공장, 대형 슈퍼마켓, 가정, 폐기물 처리소를 일렬로 그려놓고 물건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어떻게 소비되고 폐기되는지, 그리고 그 결과 인간 환경이 어떻게 파괴되고 있는지를 직설적이고 아동친화적으로 설명한 20분짜리 다큐멘터리 만화 비디오다.

 

이 비디오는 미국에서 4.99달러에 구입할 수 있는 라디오가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자원이 무분별하게 파괴되고 노동력 착취가 이뤄지며 유독성 화학물질이 뿜어져 나오는지, 하루에 수천개씩 방영되는 TV 광고가 얼마나 많은 불필요한 소비를 유발하고 있는지를 신랄하게 비판하는가 하면,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정부가 전쟁을 위한 무기 구매에 혈안이 돼 기업들에 종속되고 있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단지 굵은 검은색 펜을 사용해 유해성분을 해골과 십자뼈로 상징화 시키고, 집이나 공장, 사람은 초등학생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몇개의 선과 원으로 단순화 시킨 이 만화영화는 지난 2007 12월 처음 제작된 이후 입소문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토리오브스터프닷컴'(storyofstuff.com) 웹사이트에서만 무려 600만명 이상이 이 다큐멘터리를 봤고, 유튜브를 통해서도 수백만명 이상이 시청했으며, 미국내 7천개 이상의 학교와 교회 등에서 부교재로 사용하기 위해 DVD 버전을 주문했다고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수백명의 학교 선생님들이 제작자인 레너드에게 편지를 보내와 "웹사이트에서 이 필름을 보는 것을 아이들에게 과제로 주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특히 이 비디오는 앨 고어 전 부통령이 출연하는 1시간 30분짜리 환경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Inconvenient Truth)에 비해 길이가 훨씬 짧아, 학생들이 한시간 수업시간 가운데 20분동안 비디오를 시청하고 토론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교의 부교재로 많이 채택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여고생은 집에 가서 플라스틱 생수병을 사지 못하도록 부모를 압박하는가 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레고'를 사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하는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비디오의 학습 효과도 크다.

 

그러나 이 비디오에 대해 찬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1월 몬태나주의 한 학교 이사회는 이 비디오가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반자본주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학부모의 항의를 받은 뒤, 수업시간중 비디오 상영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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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5-1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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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09/05/12/0608000000AKR2009051200450007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