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평화운동 : 어디로, 어떻게?1)
사회: 최만자 ․『새길이야기』편집부장
토론: 김민웅 ․ 뉴저지 길벗교회 목사
박성준 ․ 비폭력평화연대 공동대표
이삼열 ․ 유네스코 국제이해교육원 원장
정현백 ․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사회자 : 바쁘신 가운데 기획토론에 참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먼저 미가서 4장 3, 4절을 읽어보겠습니다.
주께서 민족들 사이의 분쟁을 판결하시고, 원근 각처에 있는 열강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실 것이니,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나라와 나라가 칼을 들고 서로를 치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군사 훈련도 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마다 자기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 앉아서, 평화롭게 살 것이다. 사람마다 아무런 위협을 받지 않으면서 살 것이다. 이것은 만군의 주께서 약속하신 것이다.
이 말씀은 평화를 이야기할 때 꼭 인용되는 말씀입니다. 평화의 원형이 이런 것이라면 우리는 성서의 평화 이야기가 유토피아로 여겨지는 평화 부재의 세상을 살고 있는 셈입니다. 인류의 역사는 적대관계의 지속과 무기 기술의 가속적 발전의 역사였습니다. 특히 지난 세기 냉전이 끝난 후에도 민족분쟁과 미국의 패권주의로 인해 세계는 오히려 더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의 최대 관심사는 이라크 전쟁 이후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북핵 문제로 긴장감을 더하고 있는 한반도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의 문제입니다. 미국의 패권주의에 유엔마저 무력화된 것을 보면서 평화세력은 오히려 무력감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평화운동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토론해 보려 합니다.
첫 주제로는 지금까지의 평화운동, 특히 기독교 평화운동이 어떻게 전개되어 왔고 또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이삼열 원장께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기독교 평화운동의 역사와 의미는 무엇인가?
이삼열 :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평화라는 개념도 넓고 평화에 이르는 길과 주장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기독교 안의 평화운동들도 입장과 견해들이 각기 다릅니다. 따라서 무엇이 대표적인 기독교 평화노선인지 말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독교 복음의 핵심이 평화에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구약의 예언자들이 선포했던 '샬롬'이나 신약의 '에이레네'에서 나타나듯 기독교 복음의 핵심은 평화입니다. 기독교인이 실천해야 할 윤리적 과제 중에서 평화의 윤리만큼 중요하고 종합적인 것은 없습니다.
오늘날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오랜 토론 과정을 거쳐 1983년 밴쿠버 총회 이후 이 세상에 하나님 나라를 실현한다는 신앙 노선을 수립했습니다. 그리고 이 하나님 나라는 정의․평화․창조질서의 보전(Justice, Peace, Integrity of Creation)이라는 상태와 가장 흡사한 것이고, 기독교인의 의무는 그런 상태를 만드는 것이라는 데 합의했습니다. 산상수훈에서 평화를 만드는 자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라고 했듯이, 평화를 위해 애쓰는 것은 기독교인으로서의 책임입니다.
1) 『새길이야기』 기획토론, 2003년 여름(9호)
기독교 평화운동(대담, 새길이야기).hwp
센터 출판물 "생명평화운동 구상"에 수록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