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산화제(산화방지제)가 첨가된 비타민 보충제가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하지만 연구결과는 그런 약제가 언제나 효과가 있는 것만은 아니고, 도리어 질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항산화제 풍부”라는 문구는 광고담당자에게는 꿈의 슬로건이다. 노화, 암과 심장질환을 방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 문구를 보고 해당 식품과 음료를 구하려 애쓰게 된다. 지난 해 영국인구 중 2200만 명이 건강보조제를 복용하였으며 영국에서 팔린 건강보조제 중 13%가 항산화제 함유라는 라벨을 붙인 것이었다. 비타민 A, C 그리고 E와 같은 항산화제들이 우리 건강에 좋은 것처럼 홍보되고 있지만 과연 증거는 있는가?

항산화제에 관한 이야기는, 과학자들이 ROS라는 화학물질이 우리 세포 조직과 반응하여 어떤 경우에는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야기한다는 것을 발견한, 40년도 더 된 과거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과정은 산화압력(산화스트레스)라고 불린다. ROS는 이 압력을 일으킴으로써 세포조직을 손상시키는 모든 화학물질을 지칭한다. “손상을 야기하는 활성산소”라고 들어봤을 것이다. 그것이 이것의 한 종류이다. 불행히도, ROS를 피할수는 없다. 그것들은 우리 세포안에서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화학물질로서 우리가 삶을 지탱해 나가기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한다. 그래서 세포들도 산화압력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부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세포는 이러한 방어기제가 망가질 때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예컨대, 우리가 많은 량의 ROS를 맞닥뜨리게 되면 이 산화압력이 심장질환, 암, 노화 등과 연관되게 된다. 이와 같은 대처할 수 없을 만큼의 다량의 ROS는 예를 들자면 흡연이나, 오염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으로부터 올 수도 있고, 혹은 우리 몸이 아플 때 몸 안에서 생성될 수도 있다.

ROS가 질병을 야기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은 ROS를 처리하는 물질로서 항산화제에 사람들이 매료되기 시작한 첫 번째 단계였다. 싱가포르 대학의 생화학과에 몸담고 있는 활성산소계의 세계적 전문가인 배리 할리웰 교수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에 연구가 시작되었을 때, 식물 위주의 식단이 많은 노화관련 질병들의 낮은 발병 위험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보다 많은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면 건강해질 것으로 연구결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식물은 광합성 중에 생성되는 ROS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양의 항산화제를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항산화제를 함유하고 있는 과일과 채소가 우리에게 유익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후에, 비타민제의 형태로 항산화제를 섭취하는 것이 질병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여겨졌다. “활성산소가 질병을 일으키고 항산화제가 그것들은 방지하거나 치료한다고 흔히 생각된 것이죠.” 할리웰 교수가 말한다.

그리고 나서 언론이 항산화제 바톤을 넘겨받았다. 그리고 광고회사들이 항산화 비타민제와 스킨크림을 판촉하고 항산화제가 풍부한 식품을 ‘수퍼푸즈“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비록 연구를 통해 과일·채소 섭취와 낮은 발병위험 사이의 관련성이 밝혀지기는 했지만, 항산화제가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무작위 통제 실험 - 즉, 항산화제 비타민을 먹은 한 집단과 위약을 먹은 유사집단과의 비교실험 - 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 실험에는 수천명의 환자들이 필요했다. 비록 항산화제가 기미주근깨 같은 퇴행성 반점 질환 같은 질병에는 유익하다는 것이 조금이나마 밝혀지기는 했지만 암, 심장질환, 뇌졸중과 같은 질병들과의 관계에 관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이전의 모든 연구결과들을 종합한 어느 논문에 따르면 항산화제 비타민제는 유익하지 않을뿐더러 어떤 경우엔 심지어 질병을 악화시키기도 하였다. 특히, 우리 몸안에서 비타민 A로 변하는 베타-카로틴 보충제를 흡연자에게 주면 폐암의 발병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항산화제 비타민 보충제가 아무런 효용이 없고 어떤 경우에는 사망률을 높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광고산업계는 이를 묵과하면서 홍보를 계속하고 있어 이 결과가 대중에게 주목받지 못하고 말았다.

또 다른 반전은 새로운 연구에서 작은 양의 산화압력이 실제로 우리 세포를 보호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시작되었다. 미국의 NIH(국가보건기구)에서 ROS를 연구하는 토렌 핑켈 박사에 따르면 ROS가 오랫동안 순전히 파괴적인 것인 양 비춰졌지만 세포는 이 물질들을 유용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발견들은 항산화제의 남용에 대한 판단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ROS의 파괴적인 효과를 막는 것은 좋을 수가 있지만, 활성산소의 유익한 효과를 제거함으로써 의도치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UC San Diego 대학의 트레이 아이데커 교수는, 작은 양의 손상물질에 노출시킴으로써 이후 많은 손상물질로부터의 보호가 가능하게 되는 기전이 ROS에 의해 작동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보였다. 아이데커 교수에 따르면 그것은 마치 매일 적당량의 햇볕을 쬐면 건강하게 선탠을 한 효과가 발생, 나중에 햇볕으로부터 화상을 입지 않게끔 도움을 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의 실험에서는 효모가 작은 양의 산화압력에 노출됨으로써, 세포로 활성산소들이 침입하는 것을 저지하게끔 하는 유전자가 작동하였던 것이다.

그의 다음 연구는 인간의 세포에서도 비슷한 경로를 밝혀내는 것이다. 이 연구는 세포를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을 만큼의 다량의 ROS로 하여금 세포 안으로 진입하는 것을 저지하는 약제의 개발을 가능하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지금과 같이 이른 단계에 있어서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만약 사람에게도 비슷한 경로로 작동되고 또 그것이 효모에서처럼 조작될 수 있다면, 암과 노화와 관련하여 아주 유용한 치료 가능성을 상상해도 좋을 겁니다.”

만약 항산화제 복용이 효과가 없고 소량의 산화압력이 유익하다면, 과일과 채소를 먹는 것은 효과가 있다는 것인가? “수십 년 동안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현존하는 항산화물질에 의해 과일과 채소의 건강증진효과에 어떤 기여가 이루어지는지 - 만일 그러한 기여가 있다면 말이다 - 말한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할리웰 박사가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소를 섭취하라는 말은 여전히 제법 괜찮은 충고가 된다. 비록 채소들이 산화 압력과 맞서 싸우지는 않더라도 다른 필수 비타민과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으며 지방이 적으면서 섬유질은 많기 때문이다. 과일과 채소 판매량이 현재 비타민 보충제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꽤나 고무적이다. 적어도 이 메시지는 대중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 이글은 고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종빈군이 번역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