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님을 추모하는 한국YMCA메시지>

힘없는 시민들이 주인 되는 세상을 꿈꾸었던 

시민들의 벗, 고 노무현 대통령님을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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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5월 23일 아침, 한국YMCA 전국 지도자들은 충남 아산에서 전국지도자 연수회를 가지면서 아침 예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생명과 평화를 위해 세상의 거대한 권력과 싸우다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제자 된 YMCA가 오늘 이 땅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정의로운 평화를 실현할 것인가 논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뜻밖에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이 돌아가셨단 비보를 들었습니다. 헛소문처럼 도무지 믿기지 않아서 우리는 그 자리에서 당신에게 어떠한 예도 가지지 못하고 헤어졌습니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우리는 인권과 정의, 평화를 위해 애써왔던 당신의 삶을 기억합니다. 세상에 힘없는 시민들을 위해 당신은 부산YMCA 시민중계실을 통해 YMCA와 인연을 맺고 인권변호사로서 공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암울한 군사독재 시절, 당신은 청년Y 등 YMCA 회원들이 만든 각종 시민강좌에 초청하면 마다하지 않고 전국 곳곳을 다니며, 시민이 대우받는 사회, 시민이 권력의 주인이 되는 사회의 꿈을 설파했습니다. 당신은 이미 그때부터 우리사회의 발전을 짓누르는 것이 지역주의와 거대한 기득권 중심의 권위적인 정치사회체제라는 것을 지적하며 그런 것들이 사라진 새로운 한국사회를 만들기를 설파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치에 입문하여 마침내 수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대통령이 되셨고 그런 세상을 위해 일하셨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대통령직을 마치고도 당신이 혁파하고자 했던 세상의 권력에 의해 이렇게 생을 마감하시는군요. 당신이 꿈꾸었던 서민들이 대우받는 세상, 힘없는 시민들이 주인이 되는 세상은 그저 꿈으로 남긴 채 먼저 가시는군요. 얼마나 힘드셨어요. 얼마나 외로우셨어요.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을 믿듯이, 예수 그리스도가 이룩하고자 했던 숭고한 사랑의 용서, 부드러운 평화의 물결이 이 땅에 차고 넘치는 그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 속에 살듯이, 당신이 꿈꾸었던 세상, 남과 북의 형제가 화평하게 교류하고, 가난하고 소외받는 서민들이 당당하게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한국YMCA 모든 형제들은 YMCA 백주년 기념행사에 보내주신 당신의 메시지처럼 시민이 주인이 되는 한국사회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시민과 함께 일하겠습니다. 당신의 꿈이 이 땅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당신의 털털한 웃음, 당신의 털털한 목소리, 국민들 앞에선 언제나 허리를 깊게 구부리고 절하던 그 모습 내내 잊지 못할 거에요.


언제나 힘없는 사람들, 소박한 시민들의 벗이었던

우리들의 친구

우리들의 오빠요 형님이요 아버지였던

노무현 대통령님

이제는 부디 편안히 쉬십시오.

하나님의 사랑과 평화가 당신에게 영원토록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09년 5월 25일


한국YMCA 전국의 형제자매들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