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일드 중에 기무라 타쿠야상이 출연했던 "엔진"이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기무라 타쿠야상이 나이가 꽉찬, 한 때는 잘 나갔으나 지금은 한물 간 카레이서 지로로 나오죠..
드라마에서 그의 아버지는 12명의 아이들과 함께 사는 바람의 언덕이라는 그룹홈을 운영합니다.

개인적으로 기무라상의 로맨스가 가장 마음에 안 드는 드라마이기는 하지만....
그 12명의 아이들을 보면서... 일본이 아무리 잘 살아도 (혹은 그렇게 잘 살기 때문에...)  10대문제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극중에 그룹홈 보육사를 하는 토모미 선생과 겐 선생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었고 둘의 입장이 정말 다르지만 둘 다에게 공감할 수가 있었죠.

지로는 아이들을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함께 살게 되는데, 아이들이 저지르는 문제와 지로가 카레이서의 세계에서 부딫히는 문제가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 드라마에서 보여줍니다.
나이나 성별, 처지에 상관없이 이 세계에 살고 있는(신자유주의를 이념으로 삼는 자본의 세상)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할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업에 망한 부모님이 수학여행 간 사이에 언니만 데리고 야반도주 후 연락이 두절된 상태이며 대학에 가고 싶지만 학비 등의 문제로 망설이고 있는 고3의 A. 두 번의 파양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어른들을 믿지 않고 냉소적이며 거짓말에 능수능란하여 자기 감정까지도 속이는 초등학교 5학년생 B, 부모에게 폭력적이어서 좋은 가정환경에도 불구하고 보육원에 맡겨져 있는 열등감 덩어리이며 좋아하는 여자친구를 위해 폭력을 휘두르고 경찰서에 간 고2의 C, 남자들과 놀러다니느라 바쁜 엄마가 보육원에 맡겨버렸고 학교까지 그만두고 결혼하려던 대학생에게서까지 버림받은 D, 알콜릭인 아버지를 무서워하지만 동시에 사랑하기 때문에 만나고 싶기도 하고 그렇지도 않은, 양가감정에 시달리는 초등3 E, "나는 불쌍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며 어린나이이지만 자기 삶을 통찰하는 능력을 가진 5세의 F, 할머니가 혼자 양육하기 어려워 보육원에 맡겨졌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금방 들통날 거짓말도 잘하는 G, 아버지가 어머니를 살해한 후 복역중이어서 동생 H와 함께 보육원에 와있으며 동생을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이 지극하여 폭력문제까지 일으키게 되는 I,  오빠인I가 자신에게 부모가 모두 죽었다고 거짓말 하고 있음을 알고도 모른척 해는 H. 가수가 되고 싶어하는 발랄한 소녀지만 아버지가 병구환을 하는 어머니가 보육원에 맡긴 J,  부모가 사고로 죽고 난 후 작은 일에도 울음을 터뜨리는 버릇이 생긴 K, 10대 미혼모가 버린 후 보육원에 맡겨짐 L.

가난, 정서적인 일탈, 범죄 등으로 인해 해체된 가족 또는 아예 법적 가족(또는 가정) 밖에서 태어난 이 아이들의 문제가 한국의 청소년문제와 별로 다르지 않아서 짜증이 났습니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부유해져도(적어도 일본만큼) 정상 또는 주류, 일반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고통받는 아이들이 언제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열이 받았습니다.

물론 구태의연하게도 이 문제들은 가족의 사랑으로 어느 정도 해결되지만 엔진의 가족들은 가족애를 넘어서는 무엇인가를 보여줍니다.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고나 할까요... 혹은 인간성에 기반한 연대 또는 공감 또는 호혜? 제가 기무라상이 나오는 일드를 모두 챙겨보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ㅋ

어쨌든.. 이 드라마의 주제가가 지미 클리프의 "I can see clearly now"라는 노래입니다.
지로 뿐 아니라 이 12명의 아이들에게도 딱 맞는 노래입니다...
제가 동영상 편집 기술이 있으면 기무라가 나오는 엔진을 편집해서 올리겠으나..
그런 기술이 없으니..ㅋㅋ 지미클리프의 뮤직비디오를 그냥 올립니다...

이 노래는 쿨러닝이라는 영화의 주제곡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하더군요...
http://blog.naver.com/sbubsa/140061852778

모냐.. 이 노래는.. 결국...
내 인생의 장애물도, 그 뒤에 빛나는 하늘도, 무지개도 다 확실하게 볼 수 있다...
그런 뜻, 되겠습니다....
저도 뭔가 확실하게 보게 된 것 같습니다...
이 노래 때문인지, 누군가의 죽음때문인지, 지금 저의 처지 때문인지.. 알수 없지만...
뭔가 확실하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I Can See Clearly Now

I can see clearly now, the rain is gone,
I can see all obstacles in my way
Gone are the dark clouds that had me blind
It's gonna be a bright (bright), bright (bright)
Sun-Shiny day.
It's gonna be a bright (bright), bright (bright)
Sun-Shiny day.

I think I can make it now, the pain is gone
All of the bad feelings have disappeared
Here is the rainbow I've been prayin' for
It's gonna be a bright (bright), bright (bright)
Sun-Shiny day.

Look all around, there's nothin' but blue skies
Look straight ahead, nothin' but blue skies

I can see clearly now, the rain is gone,
I can see all obstacles in my way
Gone are the dark clouds that had me blind
It's gonna be a bright (bright), bright (bright)
Sun-Shiny day.
It's gonna be a bright (bright), bright (bright)
Sun-Shiny day.
It's gonna be a bright (bright), bright (bright)
Sun-Shiny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