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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로 확산되는 미투

 

지난 1월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를 시작으로 한국의 미투(#Me too)운동은 문화계, 연예계, 정치계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최근 페이스북에는 학생, 교사, 학부모 및 학교에서 근무하는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성폭력·성추행 피해 제보를 받는 스쿨미투페이지가 개설되기도 하였다.

한 제보자는 지난 2000년 고등학교 담임교사가 늦은 시간에 전화를 한 후 오빠 사랑해라는 말을 하지 않으면 전화를 끊지 않겠다고 하는 등 성희롱과 스토킹을 저질렀다고 하였다. 다른 제보자는 1988년 한 초등학교 5학년 담임교사가 학급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성추행했지만 징계 없이 장학사를 거쳐 교육장까지 지내고 퇴임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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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연합뉴스. ‘미투열풍 초··고교로 확산 조짐대학가 폭로도 계속. 2018. 3. 4. 재인용.

 

미투가 초··고교의 성폭력 피해 폭로로 퍼지고 있다. ‘대한민국 고2 대나무숲에는 올해 고2가 된 한 여고생이 지난해부터 교사에게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하고 있다고 했다. 해당 교사는 결혼도 한 유부남이지만 등·하굣길에 학생을 차로 데려다주면서 손을 만졌고, 차 안에서 이마와 볼에 뽀뽀를 하기도 했다. 또 교내에서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허리에 손을 얹는 일도 자주 있었다고 한다. 또 다른 피해자는 어린 시절 영어 과외교사로부터 받은 성추행 피해를 언급하며 그때만 생각하면 자꾸 울컥울컥 눈물이 나고 그때의 기억이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든다. 당신은 참 더러운 사람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예체능 계열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교 3학년 (18)양과 친구들은 지난 2년간 전공 관련 동아리 지도 교사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했다. 학생들은 손으로 엉덩이를 치거나 가슴 옆쪽을 찌르는 교사의 성추행이 싫었지만 그래도 선생님이니까라는 생각에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예체능 입학전형에 중요한 생활기록부의 세부능력 특기사항기재 내용은 동아리 지도교사의 권한이었기 때문에 교사를 상대로 어떠한 대응도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참다못한 임양은 30대 여자 교사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네 생기부에 불이익이 될 일을 왜 만드냐. 계란으로 바위 치기니 조용히 넘어가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성희롱 등 피해를 당한 학생들은 친근감의 표시라는 선생님의 설명에 혼란을 겪기도 한다. 대학생 오(19)씨는 고등학교 3년 내내 40대 남자 교사의 성희롱 발언에 시달렸다. 오씨는 수업 중 화장실에 가는 친구에게 빨간 거냐고 묻는 발언에 반 아이들 모두 충격을 받았지만 어느 누구도 불쾌하다고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나만 예민해서 불쾌감을 느낀 것 같아 선생님은 친근감의 표시로 그런 말을 한 거다라고 스스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가치관이 미처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선생님의 성폭력 행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한편 경기도교육청과 평택교육지원청은 경기도 평택시 A 재단 소속 여중여고는 학생들로부터 교사들에 의한 성폭력 피해 접수를 받았다. 경찰은 교사 성추행 의심 신고가 접수돼 내사에 착수한 상황이며, 추후 피해자의 신원과 피해 내용을 학교측으로부터 전달받으면 정식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하였다.

해당 여중·여고 겸임 교장은 전날 교사 11(중학교 6·고등학교 5)이 학생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동일한 재단이 운영하는 두 학교는 기독교 사립학교이며, 신고된 교사들 중에는 교목(학교 목사) 겸 교사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일부 교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학생들의 SNS 폭로 글을 보고 재학생을 상대로 익명의 전수조사를 마친 뒤 교사들을 경찰에 신고했다.

여중 재학생은 SNS에서 “K 교사가 (나보고) 말랐다면서 어깨를 살짝 쓸어내렸는데 가슴에 교사의 손이 닿았다그리고 친구의 친구는 시험을 망쳐서 울고 있자 그 교사가 위로하겠다며 엉덩이를 만졌다고 했다라고 주장했다. 여고 재학생은 모 교사는 개인 상담 중에 무릎에 자연스럽게 손을 올리는 행위와 어깨를 쓸어내리는 행동을 했다라며 당시 너무 혼란스러웠고 기분이 나빴다라고 하였다. 현재 성 비위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 11명은 수업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에서는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강사·교사에 대한 성폭력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09년 강사 신분으로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수준별 수업을 한 여성은 교감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한다. 스쿨미투에 내가 비정규직이라 이런 일을 당하나 싶어 비참했다. 정말 더러운 갑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교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학생은 신고할 곳도 마땅치 않다. 교육부는 학교별 상담교사에게 신고해도 되고, 학교폭력 신고를 받는 117로 전화해도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학생이 직접 학교에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리기란 쉽지 않다. 소문이 날수도 있으며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안양예고 학생들은 교사 성희롱·성추행에 대한 학생들의 제보글을 모아 <여기>라는 책을 펴냈다. 지난해 교사들의 성희롱·성추행이 SNS에 폭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이 무혐의 처분을 받거나 경징계로 마무리가 되었으며, 허탈감에 빠진 청소년들이 자신들이 입은 피해를 결코 인지 말고 재발을 방지하자면 책을 낸 것이다. 책을 살펴보면 교사들의 학생 외모 차별, 여성 혐오 발언, 성희롱·성추행 행태들이 상세히 서술되어 있다. 하지만 학교장과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허위사실 유포라고 공격하면서 학내에 비치된 책을 모두 폐기하기도 하였다.

교사의 성추행과 관련된 사건이 발생하면 교사들은 대체적으로 학교 명예를 이유로 학생들의 입을 막는 경우가 많다. 고교 졸업생 박아무개(20)시는 3 때 학교에서 벌어진 성희롱·성추행 사건이 페이스북 대나무숲에 올라오자 생활지도부 선생님이 글 올린 학생을 불러 학교 일 인터넷에 올리지 말라고 크게 혼을 냈다고 했다. 학생들이 성추행 관련 내용을 외부에 알리면 진상을 조사해야 할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겁을 주는 등 협박을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성폭력이 무엇이며, 자신이 겪은 피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등과 관련된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고 학교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가 대표적이다. 청와대는 20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은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청원에 대해 페미니즘 교육은 체계적인 인권교육과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박현이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부장은 교육부의 성교육 표준안은 여전히 성차별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위계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성애 위원장도 현재는 성폭력이 벌어졌을 때 대응하는 절차를 가르칠 뿐, 자신이 겪은 피해를 어떻게 표현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진 않는다반 성폭력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교사들은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 형사처벌을 면하면 문제없다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기도 한다. 성희롱·성추행에 대한 법적 처벌에 이르려면 뚜렷한 입증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미성년자인 10대들의 진술이 제대로 인정되지 않는 사례가 많아서 형사처벌이 쉽지 않다. 따라서 가해자인 교사들은 경징계를 받고 다시 교단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밝힌 초중고 교원 성비위 징계현황’(2013~2016) 자료를 보면, 성비위로 징계 받은 교원 258명 중 111(43%)이 교단에 계속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고 과정에서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청소년 성폭력 대응 전문기관은 서울 등 일부지역에만 존재한다.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는 청소년 성폭력 피해, 10대 임신 등 응급 지원이 필요한 사례에 법률·의료서비스를 연계해 주고 있다. ‘초등성평등연구회활동을 하는 이신애 인천 학익초 교사는 학교의 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내에 성폭력 관련 부서와 성폭력예방센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정해숙 박사는 폭력 예방 차원의 성교육이 아니라 근본적 인간관계를 정립할 수 있는 총체적인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설가 황석영은 여성이 일상 속에서 겪는 분노나 수치, 모욕감이 목구멍까지 차올라서 미투 운동이 발생한 것이라고 하였다. 이번 미투운동을 계기로 더 이상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성추행이나 성폭력의 대상이 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미투운동을 통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언행을 되돌아보면서 깊이 반성하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참고한 자료>

경향신문. “‘한 교실 두 교사실제 해보니···교사 3명 중 2명 만족.” 2017. 10. 8.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0081332001&code=940401

 

연합뉴스. “경찰, 평택 여중고 교사 성폭력 진상조사 나서.” 2018. 3. 21.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3/21/0200000000AKR20180321053200061.HTML

 

연합뉴스. “‘미투열풍 초··고교로 확산 조짐대학가 폭로도 계속.” 2018. 3. 4.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3/03/0200000000AKR20180303044100004.HTML

 

중앙일보. “‘담임한테 당한 상처 평생 남아··고교로 확산되는 미투.” 2018. 3. 6. http://news.joins.com/article/22415787

 

한겨레신문. “뒤늦은 #미투 왜? ‘성폭력에 침묵하는 법학교에서 배운다.” 2018. 3. 2. http://www.hani.co.kr/arti/sports/sports_general/834431.html

한겨레신문. “한 발 앞선 학교 안 미투는 왜 번지지 못했을까요.” 2018. 3. 10.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835473.html

 

한겨레신문. “황석영 미투 운동, 여성의 분노 목구멍까지 차오른 결과’.” 2018. 3. 13.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83581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