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의 두 번째 이야기

[연재] 다일센터와 밥퍼나눔활동

기사프린트 소보미 기자   http://www.ymcakorea.org/youth/dispBoardWrite/_javascript:DecryptMail('idqj375%3CCqdyhu1frp')  

오늘은 제가 봉사했던 다일센터와 밥퍼 활동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제가 봉사했던 다일센터는 시엠립 외곽의 프놈 끄라움 마을 근처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이곳은 지리적으로 동양 최대의 호수인 똔레삽과도 인접하고 있어서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그리고 농업에 종사하는 프놈 끄라움 사람들과 보트피플까지 만날 수 있는 곳이였습니다.

다일센터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크게 나누자면 현지 아이들의 교육활동과 현지 교민 자녀들을 위한 한글학교 수업, 결식아동들을 위한 무료급식인 밥퍼, 빵퍼 나눔활동과 다친 아이들을 치료해주는 클리닉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다일센터내에 위치한 클리닉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다일센터에서는 주변 마을 사람들의 취업을 돕고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기 위한 컴퓨터 수업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전기가 약해서 밤만 되면 암흑이 되어버리는 곳이기 때문에 아침부터 발전기를 돌려야만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답니다. 원장님의 말씀에 의하면 이곳에 구비된 컴퓨터들은 수원지역에서 지원해 주었다고 합니다. 

▲다일센터 내에 위치한  컴퓨터교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센터 한쪽에는 공동우물이 자리해 있었습니다. 수도시설이 좋지 못한 시엠립의 일반 마을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공동우물을 함께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가끔 센터 주변을 지나가다 보면 사진 속 모습처럼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도 불편하게 앉아 샤워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더운 캄보디아에서 마음 편히 씻을 수도 없다는 사실에 많이 안타까웠답니다.

▲션-정혜영 부부가 기증한 센터 안 공동우물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센터에 있는 이 공동우물은 평소 세계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기로 유명한 “션-정혜영” 부부가 기증한 우물이었습니다. 캄보디아까지 사랑을 전해주다니 정말 마음이 따뜻한 부부인 것 같습니다.

 

▲센터에서 즐겁게 놀고있는 아이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다일센터에서의 봉사활동이 즐거웠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다일센터가 '도움을 주는 부자나라의 사람과 도움을 받는 빈곤국의 사람의 만남' 이 아닌, 말 그대로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모임의 장소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였습니다. 무료급식을 하지 않고 집에서 밥을 먹으면서도 친구들과 놀기 위해 이 곳을 찾는 아이들도 많이 볼 수 있었으며 센터 마당에는 고무줄놀이나 구슬놀이를 하는 아이들과, 센터에 지어진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로 언제나 붐볐답니다.

그렇다면 이제 다일센터의 하루에 대해 소개해 볼까요?

다일 센터의 아침은 아이들을 위한 밥퍼 준비로 분주하게 시작됩니다. 점심에 있을 무료급식 ‘밥퍼’ 에는 평균 600~700여명의 아이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오전 내내 음식 준비를 합니다. 음식은 주로 10여 가지의 메뉴가 돌아가면서 준비됩니다. 하루하루 아이들이 ‘오늘은 어떤 음식이 나올까?’ 기대하며 센터에 올 수 있게 하고픈 센터 스텝 분들의 마음이라고 합니다. 밥퍼 음식 준비는 현지 스텝 분들과 라온아띠가 함께 준비하였고, 참고로 이날 메뉴는 볶음밥 이였습니다.

▲음식준비를 하는 라온아띠 주니어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음식 준비가 다 되어 갈 때 즈음이면 센터는 다시 분주해집니다. 바로, 걸어서 올 수 없는 거리의 아이들을 위해 센터차로 직접 아이들을 태우러 가기 때문입니다. 


밥퍼 차가 마을에 도착하면 아이들은 뛰어 나와 밥퍼차를 반겨줍니다. 그리고 너나 할 것 없이 재빠르게 밥퍼 차에 오른답니다.


아이들 중에는 자신들보다 어린 동생을 안고, 업고 밥퍼 차에 오르는 아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자녀가 다섯 명 이상씩 되는 캄보디아에서 어린 동생들을 돌보는 일은 하루 종일 고된 일에 시달리는 부모님대신 아이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동생을 안고 가는 아이들과 밥퍼차로 향하는 라온아띠 주니어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이렇게 밥퍼차 가득 아이들을 태우고 다시 센터로 향합니다. 

센터에 돌아오면 본격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밥퍼 활동이 시작됩니다.

아이들이 줄을 서면 음식을 식판에 담아 한명 한명 전해줍니다. 이때 식판을 전해 주는 사람은 무릎을 굽히고 꼭 두 손으로 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춰 아이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음식을 전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죠.

▲아이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고 있는 라온아띠 주니어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그리고 아이들의 옆에는 또 하나의 줄이 서게 되는데 이 줄은 바로 봉사자들의 줄입니다. 너무 어려서 식판을 들기 무거운 아이들이나 동생을 안고 있는 아이들의 식판을 들어주기 위해 서 있는 줄이죠. 한손엔 식판을 들고 다른 한손엔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식탁으로 향할 땐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답니다.

▲음식을 받는 아이들과 식판을 들어주기 위한 봉사자들의 모습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다일센터에서 식사중인 아이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밥퍼 활동을 하다보면 한 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있는 아이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봉지에 음식을 담아가는 것이지요. 상황이 여의치 못해 센터에 올 수 없는 가족들을 위해 자신이 먹을 음식을 가져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다 보면 마음이 먹먹해지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봉사자들의 손길은 바빠집니다. 아이들의 숫자에 비해 부족한 식판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빠른 손놀림의 식판 설거지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남은 잔반의 경우에도 주변에 가축을 키우는 집에서 가져가기 때문에 잔반을 가져갈 아이들과 함께  깨끗이 모아둡니다.  


600~700여명의 아이들의 배식이 끝나고 나면 밥퍼의 하루는 멀리서 온 아이들을 밥퍼 차로 다시 마을까지 데려다 주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오늘은 다일과 밥퍼 이야기였습니다.

캄보디아에서의 이야기는 다음편에서도 계속됩니다.

to be continued...

▲맨위로 2009년 8월 13일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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