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의 종언 :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경제를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

장윤재 (이화여대 기독교학부 교수, 조직신학)

들어가며

조류가 바뀌고 있다. 사상의 조류가 집산주의에 대한 믿음에서 벗어나 개인주의와 사적 시장에 대한 믿음으로 향하고 있다. 시대의 사조가 철의 장막 양쪽에서 이렇게 극적으로 바뀔 것이라고는 정말 꿈도 꾸지 못했다.

약 30년 전 밀튼 프리드만(Milton Friedman)과 그의 아내 로즈 프리드만(Rose Friedman)은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이 도래한 감회를 이렇게 표현했었다. 하지만 영원할 줄만 알았던 이 세상이 이렇게 빨리 또한 이렇게 극적으로 바뀔 것이라고는 정말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신자유주의가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했을 때 멕시코 치아파스 주 라깐돈 정글에 사는 딱정벌레 돈 두리또(Don Durito)는 이렇게 조롱하고 있었다.

신자유주의는 경제적 혼돈에 대한 혼돈 이론이며, 사회적 우둔함에 대한 우둔한 설명이고, 파국에 대한 파국적인 정치적 처리다.

희망의 신학자 몰트만(J. Moltmann)이 “자본주의에 대한 첫 신학적 대안”이라 부른 남미의 해방신학도 신자유주의가 신학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간파하고 있었다.

우리가 점점 더 자유주의 경제, 혹은 신자유주의 경제에 지배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신자유주의 경제란 무제한의 시장이다. 시장은 스스로를 규제할 것을 요청받는다. 신자유주의의 상황에서, 시장과 이윤은 우상 숭배적 예배의 대상들이다. ‘시장 우상숭배’는 맘몬 숭배의 현대적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