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전면시행 2년째를 맞이하는 자유학기제의 성과에 대한 연구결과는 지역이나 조사기관에 따라서 그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먼저 경기도교육연구원은 경기교육종단연구 자료 중에서 2015년 당시 중학교 1학년 재학생 2천800여명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경기도 자유학기제 성과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는 초등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미실시 하는 중학교(혁신학교 제외)로 진학한 학생의 학업성취도는 평균 31점 오른 것으로 나타난 반면에,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중학교로 진학한 학생의 학업성취도는 평균 18점 오른 것으로 보고되었다.
학업성취도의 결과와는 다르게, 자유학기제는 성적이 낮은 학생과 교사 간의 관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중학교로 진학한 학생 중에서 학업성취도 점수가 하위 25%인 학생들과 교사의 관계는 점차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자유학기제를 실시하지 않는 중학교로 진급한 학생 중에서 성적이 하위권에 속하는 학생들과 교사들의 관계는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은 자유학기제 시행 후 자필고사 대신 과정중심 평가를 실시하면서 학업성취 수준이 낮은 학생들의 장점들이 두드러지고, 학생들 또한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감소하면서 교사와의 긍정적인 관계가 형성된다고 보았다.
또한 경기도교육연구원은 학생, 학부모, 교사 3천700여명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 만족도 설문조사’도 실시하였다. 결과를 살펴보면, 전반적인 만족도는 교사 92.3%, 학생 86.3%, 학부모 82.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친밀한 교우관계 형성, 친구와 협동하는 능력, 친구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 등 교우관계 항목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연구되었다. 반면에 공부에 대한 즐거움 증대나 자신의 소질 및 적성 발견·계발 면에서 변화를 인식하는 수준은 69.1%, 75.34%로 가장 낮은 결과를 보였다. 따라서 경기교육연구원은 ‘교육과정과 연계된 진로 프로그램을 통한 흥미 유발’이나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능력 신장’ 그리고 ‘일반학기와 연계를 비롯하여 운영 내실화를 위한 학교 풍토 및 지원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런 현실을 반영한 듯 학부모의 불안 심리와 경쟁 심리를 자극하여 자유학기제를 이용하거나 선행학습을 유도하는 학원광고들이 성행하고 있다. 학원광고의 내용은 자유학기제 기간 시험부재로 인하여 학습공백을 최소화해야 하며 자유학기제를 준비해 학원에서 자체시험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사교육현장에서는 자유학기제일수록 시험성적 향상에 중점을 두어야 하며 학업이 뒤떨어지지 않도록 꾸준히 학습과 시험을 대비해야 한다고 하였다. 교육부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을 조장하는 광고를 내고 있는 학원들을 적발하고, 적발 결과를 해당 교육청에 통보하여 해당 광고를 삭제하도록 행정 지도하도록 하고자 한다.
교육부는 자유학기제를 실시하여 청소년들에게 진로탐색 및 진로준비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주고자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자유학기제로 인하여 학업에 지장을 받을 수 있으므로 더욱 사교육을 통하여 이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교육부가 학부모와 학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자유학기제에 대한 믿음을 주고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또한 자유학기제의 취지와 운영방법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자유학기제를 실시한다고 하여 학업에 지장을 주거나 평가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학기제 실시동안 오전에는 토론, 실험 및 실습, 프로젝트 학습을 중심으로 한 교과수업이 이루어지며 오후에는 진로탐색, 주제선택, 예술 및 체육활동, 동아리 활동 중심의 자유학기 활동이 이루어진다. 또한 기존과 같은 시험이 없을 뿐이지 평가는 관찰평가, 자기성찰평가, 포트폴리오 평가, 수행평가 등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위에서 언급한 경기도교육연구원의 자료는 자유학기제 실시 전에 우려했던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 대한 부정적인 결과가 드러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자유학기제의 성공적인 사례들도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울에 있는 연희중학교는 연구학교 기간 등을 포함하여 올해로 자유학기제를 4년 동안 시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유학기제를 2학기에 시작하는데 연희중학교는 1학년 1학기에 시작하여 초교 졸업 후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중학교에 진학하는 청소년들이 중학교에서 생활하고 학습하는 법을 익히도록 적응기간을 주고자 하였다. 또한 매년 2월 신입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학부모들에게 자유학기제의 취지와 평가방법 등에 대한 설명을 실시한다.
* 출처: 한겨레신문. “‘꿈’ ‘공부’ 두 마리 토기 잡은 중딩생활 비결.” 2017. 4. 25. 재인용.
특히 연희중학교에서는 지필평가가 대신에 편지형식의 ‘학생 성장기록지’를 도입하였다. 따라서 연희중학교 교사들은 자유학기제를 보내는 1학년 학생들의 학부모에게 학기 중 2회에 걸쳐 학생의 성장기록이 담겨진 편지를 두 장 보내게 된다. 연희중학교의 학부모 최모씨는 ‘시험을 안 본다’는 말에 걱정부터 앞섰지만, 학교에서 보내준 교과별 기록지와 ‘서울역사탐방’ 활동 내용을 보고 걱정을 조금씩 덜었다. ‘국어 90점, 수학 85점, 영어 80점’ 등이 적힌 기계식 성적표가 아니라, 학생 성장기록지를 통해 아이가 각 과목에서 어떤 성취를 이뤘는지, 부족한 단원과 범위는 어디인지를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매주 금요일 진행하는 역사탐방 프로그램 기록지에는 딸이 ‘도산 안창호 기념관’에서 활동한 사진을 비롯해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에 대한 수업 내용·이해도 등이 적혀 있었다.
교사들이 쓰는 학생 성장기록지는 ‘3월부터 현재까지 ○○○ 학생은 수학시간에 아래와 같이 학습하고 있습니다’, ‘통계 단원에서 자주하는 실수’, ‘선생님, 저는 단원별로 이 정도 이해하고 있어요’ 등 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참여하여 학습발달상황과 생활태도까지 상세히 알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즉 부모세대에게 익숙한 성적표가 아니라 학생 성장기록지에 학습 성취도를 상세히 기술하여 학생들이 점수를 보고 공부를 포기하지 않도록 하고자 하였다. 연희중학교 교사에 따르면 “기존의 지필 평가에서 ‘수학 40점’을 받은 아이는 낮은 점수 때문에 주눅 들어 ‘수포자’가 됐었는데, 기록지로 서술형 평가를 진행하니 스스로 학습태도를 성찰하며 자기주도 학습력을 키우더라”고 했다.
이 학교에 다니는 3학년 이모군은 “단순히 수학 문제만 많이 푸는 게 아니라 왜 그 답이 나왔는지 과정을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며 “틀려도 빨간 색연필로 긋지 않고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국어의 경우 스스로 문장 이해력을 키우고 싶어서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수업 끝난 뒤 피시방이 아니라 도서관에 가게 됐고요.”라고 하였다.
자유학기제에 대한 우려 중 하나가 한 학기 과정으로 자유학기제를 실시하여 과연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이런 문제때문인지 일부 대통령 후보 중에서는 자유학기제를 자유학년제를 변경하고자 하는 교육공약을 내놓았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강원 정선군에 있는 사북중학교는 자유학기제를 3년으로 확대하였다. 사북중학교는 2014년 자유학기제 연구학교로 지정된 이후로 ‘자유학기-일반하기 연계과정’을 의미하는 ‘포스트 자유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는 2학년과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월요일 5-7교시를 활용하여 1학년처럼 자아·진로·직업탐색 등 3단계로 이루어진 진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다른 지역과 다르게 정선은 카지노 등 도박시설이 근접해 있어서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딜러’, ‘숙박업소 룸메이트’ 등 한정적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교사들은 이런 현실을 감안하여 청소년들에게 진로교육과 진로탐색을 통해서 이들의 적성을 찾아주고자 하였다. 전교생들은 매주 월요일마다 농협 사북지점 은행원. 한국철도공사 민등산역 철도공무원, 정선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연구원, 바리스타 등 26개의 직업군과 만나며 ‘내 꿈을 위한 수업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가 이와 같은 일이 가능하도록 한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일반학기 연계과정으로 실시되므로 교과 진도에 차질이 없도록 교사 간 협의를 통한 수업시수 조정, 핵심 성취 기준에 따른 단원별 재구성, 타 교과 융합 연계 수업 등 교실의 수업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적극적으로 실시하였다.
이 학교 2학년 진모군은 “1학년 때는 밴드 동아리를 선택하는 등 취미 활동을 두루 해봤고, 지금은 ‘대학교수’라는 꿈을 위해 독서토론 프로그램인 ‘사북 디베이트’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진로체험 프로그램이 한 학기로 끝났다면 적성을 찾기 어려웠을 텐데 3년 동안 천천히 꿈에 대해 고민할 기회가 있어 정말 좋다”고 언급하였다.
앞으로 자유학기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단점을 보완하고 기본적인 자유학기제의 취지에 벗어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지역별·학교별 상황을 고려하여 자유학기제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들이 진정으로 꿈과 끼를 찾아서 자신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면 청소년들의 흥미와 관심 영역에 알맞은 다양한 기회와 체험활동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글쓴이 : 장여옥>
<참고한 자료>
경향신문. “‘자유학기제는 자유가 아니다’ 불안심리 이용한 학원광도 88곳 적발.” 2017. 4. 1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4111247001&code=940401
연합뉴스. “자유학기제 시행 학교, 미시행 학교보다 학업성취 떨어져.” 2017. 4. 6.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4/06/0200000000AKR20170406134300061.HTML
자유학기제 홈페이지. 자유학기제 소개http://www.ggoomggi.go.kr/page/new/notice/introduce/page_new_introduce
한겨레신문. “‘꿈’ ‘공부’ 두 마리 토끼 잡은 중딩생활 비결.” 2017. 4. 25.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79209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