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YMCA전국연맹과 청소년YMCA 전국대표자회는 지난 7월부터 실시한 “청소년 의식 및 가치관 조사”결과를 11월 21일 연세대학교 용재관에서 열리는 “2009 청소년 100인 포럼”에서 발표한다. 이번 “청소년 의식 및 가치관 조사”는 전국의 31개 지역에서 총 8,772명(중학생 2,372명, 고등학생 6,247명, 대학생151명)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하였으며 교육 및 인권, 진로 및 일, 사회연대의식 등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각을 묻는 92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음은 이번 설문조사결과의 요약이다.

 

2009년 대한민국의 10대들의 의식 및 가치관 설문조사 결과,

11.21 연세대학교에서 청소년 100인 포럼에서 발표

 

1. 경쟁에 대한 공포와 압박, 일자리와 문화가 없는 지역사회로부터 탈출하고 싶은 10대들

 

이번 설문조사 결과 성인이 된 후에도 지금 살고 있는 지역에서 계속 살겠다고 응답한 청소년들은 전체의 6.8%에 불과했다. 또한 기회가 되면 외국으로 이민가고 싶다고 응답한 청소년도 4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때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문항에서는 26.7%의 청소년들이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에 응답하였다. 때때로 가출 충동을 느끼는 청소년도 25.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성별로 살펴보면 남자 청소년보다는 여자 청소년들에게서 떠나고 싶은 욕구가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성인이 된 후에 지금 살고 있는 지역을 떠나겠다는 여자 청소년은 중학생 53.7%, 고등학생 57.8%로 남자 청소년 (중학생 47.5%, 고등학생 49.`1%)보다 높았다. 또한 외국으로 이민가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을 볼 때 여자청소년들이(45.4%) 남자청소년(23.7%)보다 20%정도 더 높게 나타났다. 때때로 죽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비율 역시 여자 청소년이 각각 28.3%로 남자 청소년(25.3%)보다 높았다.

이 설문조사 결과를 볼 때 우리나라의 청소년들 10명 중 2.5명은 때때로 자살 충동을 느낄 정도로 자기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며 10명중 5명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자기 삶을 계획하지 않으고 10명 중 4명은 다른 나라에 가서 살기를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탈출 욕구는 여자 청소년들에게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사회에 일자리도 문화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에서 자기 삶을 디자인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으며 대도시로 이전하더라도 취업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하며 학교 교육 현장에서의 경쟁과 서열화가 가열되고 있기 때문에 덜 경쟁적이고 더 여유로운 삶에 대한 욕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2. 경쟁과 서열화에 대해 거부감이 높지만 연령이 높아지면서 경쟁 제도에 대한 적응력과 수용도 높아진다.

 

(1)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성적과 시험을 통한 경쟁과 서열화를 반대하고 있으며(50.2%) 78%의 청소년들은 성적으로 차별받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학교자율화 이후 ‘공부를 잘하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을 구별해서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54.6%였다. 성적으로 차별받는 것에 대해서도 부당함을 드러냈다(‘성적으로 차별받는 것이 당연하다’문항에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청소년이 78.2%).

그러나 경쟁과 서열화에 대한 인식을 학교급별로 살펴본 결과 학년이 높아질수록 경쟁과 서열화에 대해 반대하는 정도가 낮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드리는 비율도 높아졌다. 특히 남자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러한 입장이 두드러졌다. ‘학교에서 성적과 시험으로 경쟁하는 것이 당연하다’라는 문항에 대해 24.4%의 남자중학생이, 25.0%의 남자고등학생이, 37.3%의 남자대학생 37.3%가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에 응답하였다.

(2) 훌륭한 선생님은 수업을 잘 하는 선생님이라고 생각하는 청소년은 27.4%인 반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은 45%였으며 교사도 학생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청소년이 55.3%였다. 청소년들은 교사 평가제에 대해 대체로 찬성하는 것으로 보이며 수업을 잘 하는 것만으로 교사를 평가하지는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3) 많은 청소년(46.1%)이 사교육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하였으며 일류대학에 입학할 수 있더라도 수업료가 비싼 고등학교에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청소년은 53.7%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1.1%의 청소년들이 고등학교까지도 의무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과외나 학원에 다니고 있으며 가계 교육비 중 상당한 부분이 사교육비가 차지하고 있고 우리나라 전체 교육비 중에서도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을 고려할 때 청소년들은 스스로 필요치 않다고 생각하는 사교육에 금전과 노력을 상당히 투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 교육제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는 학교라는 공간, 교육이라는 제도 내에서 청소년들은 자신의 의지나 생각과는 다르게 행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쟁에 반대하고 거부하면서도 학교 현장에서는 교과서 도난사건 같은 일이 자주 발생한다. 또한 성적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자살을 하는 청소년들도 늘어나고 있어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사인 중 2위를 차지한다. 사교육이 필요없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사교육에 의존하면서 공교육의 무능력을 비난한다. 이렇게 왜곡된 삶 속에서 내적 성장은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청소년 자율화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개인의 선택이 존중받고 지원받는 공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과 내용에 대해서 좀더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이다.

 

2. 청소년들의 참여와 인권에 대한 감수성은 매우 높아졌으나 여전히 참여의 주체가 아닌 현실

청소년들의 66.5%가 투표권이 주어지면 투표하겠다고 하였으며, 10대도 선거나 정치적인 문제에 대한 의견을 가져야한다고 76%의 청소년들이 생각하고 있었다. 허나 여전히 학교의 교칙을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이 63.3%에 달하였으며 지역사회의 청소년축제가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24%에 불과하였다. 학교의 운영과 지역사회 청소년정책결정과정에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싶어하고 있으나 여전히 소외받고 제도적으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높아진 참여의식만큼 학교운영과 지역사회정책결정과정 등 청소년들의 삶을 결정짓는 다양한 정책결정과정에 청소년들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3. 청소년들의 다양한 삶을 지원하는 진로지도와 기회 제공 필요

 

(1) 서열이 높은 대학보다는 적성이나 전공을 우선 생각하겠다는 청소년이 53.2%였으며 고교 졸업후 진로가 확실하면 대학에 진학하지 않겠다는 청소년이 45.2%였으나 자신의 능력과 소질을 잘 알고 개발하고 있는 청소년은 24.9%,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청소년 25.5%에 불과했다. 또한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이 4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실직이나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것을 개인의 능력탓이라고 생각하는 남자 청소년(25.6%)이 여자 청소년(21.5%)보다 많았고 돈이 있다면 직업을 가지거나 일을 하지 않겠다는 남자 청소년이 25.2%로 여자 청소년(14.4%)보다 더 높았다. 직업선택에서 보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이 29.6%, 당장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이라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 청소년이 26.9%였다.

 

(3) 위와 같은 결과를 볼 때 청소년들의 진로교육에는 직업에 대한 정보 전달 뿐 아니라 경제 관념, 금전에 대한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교육 등이 포함되어야 하며 구체적인 실천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제공해야한다.

4. 사회문제에 대한 감수성은 높아졌으나 실천은 미약하다.

 

(1) 지구 온난화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청소년이 79.9%, 자연은 인간이 함부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이 88.2%인 것에 비해 개인승용차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은 38.4%에 불과했다.

1990년대부터 환경문제에 관한 이슈가 대중화되고 환경교육이 다양하게 보급되면서 전반적으로 환경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으나 생활에서 실천하는 문제에서는 아직도 미약한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청소년을 환경교육은 지식의 전달과 견학 뿐 아니라 실천활동을 중심으로 구조화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2) 기업은 노동자를 함부로 해고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이 79.2%, 대기업이 불법을 저지르면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이 81.5%, 도시개발에 대해 부정적인 청소년도 46.7%였으나 국가정책은 다수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청소년이 48.9%였다. 기업의 노동자 정리해고문제나 대기업의 불법행위가 다수의 이익에 걸려있을 경우, 도시개발 역시 다수 주민들의 이해가 얽혀있을 때 청소년들은 공정함이나 환경보존 등의 가치보다 다수의 편의라는 가치를 선택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민주적 의사결정과 지역사회 정책결정에 관한 꾸준한 훈련과 경험의 축적이 필요로 된다.

 

(3) 20~30년 후에 다문화가정의 자녀도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도 49.1%에 달하고, 다문화 가정의 아이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가지지 않으며(58.9%)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에도 반대(62.0%)하고 장애를 가진 친구와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것도 괜찮다(46.6%)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남자 청소년들은 여자 청소년들에 비해서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될수 있다는 것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10.0%여서 여자청소년(7.7%) 보다 높았고 다문화가정의 아이나 외국인 노동자에게 거부감이 든다는 비율도 남자고등학생의 경우 16.1%로 모든 집단 중 가장 높았다.

남자 고등학생에 대해서는 다양성에 대한 집중적인 훈련과 교육이 필요로 됨을 보여주는 통계이다. 비슷한 또래 및 일반적인 어른을 제외하고는 그들에게서 쉽게 배척당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4) 북한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은 아직도 대결적, 경쟁적이다. 북한이 핵을 만들면 남한도 핵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36.5%였으며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도 32.1%였고 북이 핵을 개발하면 원조가 필요없다고 응답한 비율도 33.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다문화가정이나 장애인, 성적 소수자에 대한 입장과는 대별되는 것으로써 청소년들에게도 북한은 아직도 적이거나 적어도 경쟁적 상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들의 남북관계에 대한 의식이 동북아평화와 한반도 평화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청소년들의 북한에 대한 인식을 대결적인식이 아닌 지원과 협력적, 평화적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 전체 설문조사결과는 첨부파일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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