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각 정당의 후보들이 내놓은 교육공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선후보의 교육공약은 우리 교육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으므로 의미가 크다. 일부 전문가들은 교육공약이 단순히 교육개혁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수준이 아니라 실현가능성과 실효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하였다. 이에 따라 중앙일보는 원내 5당의 대선 후보에게 교육 현안에 대한 입장과 함께 ‘후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정책’을 질의하였다. 이 중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가 답변한 내용과 각 후보가 발표한 교육공약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더불어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 캠프는 ‘후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정책’으로 ‘고교학점제’를 언급하였다. 고교학점제는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하여 학생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현재 대다수 일반고에서는 학생이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다. 우리의 현실은 수학능력시험의 출제영역이나 과목에 맞춰 편성된 문과반이나 이과반을 고르는 수준에 머물러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핀란드 등에서는 대학처럼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여 듣는 학점제가 보편적이다. 따라서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학생들은 학업 수준에 따라 기초 과목을 들을 수 있고, 심화 과목을 배울 수 있으며, 소수 학생을 위한 교양과목 개설 등이 가능하다.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는 고교학점제가 정착되면 학교 내신, 수업 활동, 비교과 활동 등을 반영하는 학생부전형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문재인 후보가 발표한 교육공약에는 공평한 교육기회를 보장하기 위하여 고교 서열화 철폐, 학생부교과전형·학생부종합전형·수능전형으로 대학입시 단순화, 서울대·국공립대 공동입학 공동학위제가 있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국가교육회의’ 설치를 통해서 교육개혁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하였다. 특히,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들어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해 중·장기 교육정책을 새롭게 만들겠다고 하였다.
국민의당의 안철수 후보 캠프는 ‘학제 개편’이 핵심이라고 하였다. 현행 ‘6(초교)-3(중학교)-3(고교)’의 학제를 ‘5(초등학교)-5(중학교)-2(진로·직업학교)’로 개편하는 내용이다. 다시 정리하면 만 5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5년을 보내고, 5년의 중학교 과정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은 진로탐색학교(2년)로, 사회 진출을 원하는 학생은 직업학교(2년)에 진학하게 된다.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의 12년은 국가가 의무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특히 진로·직업학교는 학점제를 전제로 한 미래형 학교이며 학생이 스스로 진로를 탐색하고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학제 개편에 따른 대입제도는 진로탐색학교 졸업자가 자격고사 형태의 수능을 통과하고 대학에 학생부를 제출하면 면접을 통해 입학하는 제도를 통해 사교육 부담을 줄이고자 한다. 또한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들어 중·장기적 교육정책을 결정한다고 하며, 교육부는 ‘교육지원처’로 축소하고, 각 급 학교 지원 업무를 담당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하였다.
* 출처: 연합뉴스. “[공약점검] ②교육정책 어떻게 될까..누가 돼도 교육부 손본다.” 2017. 4. 20. 재인용.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 캠프는 ‘학교제도의 법제화’를 언급하였다. 대학입학을 포함하여 학생·학부모·학교에 영향을 주는 제도를 법제화하자는 것이다. 이는 정부의 입김에 의해 교육정책의 기본이 흔들리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이다. 유승민 후보 캠프는 대입, 교육과정, 고교 유형 등 교육제도 전반에 대해 국민적인 합의를 거친 후 법제화하여 교육제도 변경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하였다. 유승민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발표한 교육공약은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폐지, 수강신청제·무학년제 도입 등이다. 먼저 고등학교부터 수강신청제를 실시하여 과목별로 필수단위만 이수하고 나머지는 학생이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유연한 학제운영인 무학년제가 자연스럽게 운영될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특목고 중에서 외고 및 자사고는 폐지하고 학생중심의 교육과정과 다양한 수업방식이 가능한 개별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을 실시하고자 한다. 이외에도 중학교에서 1학기 동안 실시하고 있는 자유학기제를 자유학년제로 확대하고, 대학입시를 학교생활기록부, 면접, 수능으로 단순화하며, 논술을 폐지하겠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교육부는 교육격차 및 양극화 해소 등 교육 복지 및 평생학습 업무만 중점적으로 담당하도록 하고 ‘미래교육위원회’를 신설해 교육정책 기획 기능을 부여하겠다고 하였다.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 캠프는 학령인구 감소 등의 상황을 기회로 초6, 중2, 고1 등 학교가 자율적으로 정한 학년부터 한 반 20명으로 개선하겠다고 하였다. 심상정 후보 캠프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정한 학년부터 주입식이나 암기식 교육이 아닌 토론수업, 프로젝트수업, 거꾸로 교실 등을 도입할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마이스터고·특성화고·일반고 직업반 등 직업계고의 비중을 현재 19%에서 47%로 단계적으로 높이고 고졸자가 중견·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월 30만원씩 3년간 취업장려금 지원하며, 학력·학벌 간 차별금지법을 통해 학력간 임금격차를 해소하고자 한다. 또한 외국어고·자립형사립고·국제고들 폐지하고 직업계고의 비중을 전체 고등학교의 50% 수준으로 높이고자 한다. 국공립대 등록금은 무상으로 실시하고 사립대 등록금은 360만원을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수능은 절대평가를 실시하고, 대입유형은 수능·학생부교과·학생부종합의 3가지로 간소화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교육미래위원회’ 설치하여 교육부 예산이나 조직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하였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을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희망 사다리’ 교육지원사업을 실시하겠다고 하였다. 홍준표 후보 캠프는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 계층 이동이 역동적인 사회를 회복할 희망 사다리를 자유한국당이 놓도록 하겠다”고 언급하였다. 먼저 저소득층과 중위소득층 이하 자녀들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입학시기부터 취업 때까지 국가가 집중 관리하는 4단계 희망 사다리 교육지원사업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단계(초·중·고)는 초·중·고생 온라인 수강 및 학습교재 구입용 교육복지카드 지급, 2단계(대입시기)는 대입 성적 우수자 입학 및 등록금 지원, 3단계(재학시기)는 상경대학생용 기숙사 건립 및 단기 해외어학연수 지원, 4단계(대출시기)는 양질의 일자리 취업 알선을 위한 ‘경남형 기업트랙’ 전국 확대이다. 또한 취업 후 학자금 대출 이자를 무이자로 전환해 신규 대출자의 대학등록금 부담을 줄이겠다고 하였다. 취업 경쟁 속에서 졸업유예를 선택하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유예 부담금 완화도 실시하겠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학제개편을 통해서 중학교 과정에서 다양한 현장체험수업이 진행되도록 자유학년제를 확대 시행하고자 하며,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교과과정 직업교육과 창업교육을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하였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각 정당의 후보들이 발표한 교육공약에는 장·단점이 있다. 여기에서는 여러 전문가들이 분석한 대선후보의 교육공약을 중심으로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문재인 후보의 교육공약은 부분적으로 교육차별과 경쟁교육을 제어하는 공약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교육의 수단화나 경쟁논리에 입각한 교육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리고 서울대와 국공립대를 통합하자는 의도가 있는데 과연 이것이 실행가능한지에 관한 문제이다. 국공립대학의 성격은 각양각색이다. 예를 들어서 과학기술의 육성에 목적을 둔 카이스트와 초등교사 양성이 목적인 교육대학교를 어떤 방식으로 통합을 할 수 있는지 여러 가지 문제점에 봉착할 것이라는 점이다. 법인화가 되어 있는 서울대는 다른 국립대만큼 정부의 영향력에 있지 않다. 따라서 서울대와의 통합은 갈등과 대립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안철수 후보의 교육공약은 교육 불평등 완화에 대한 언급이 없으면서 교육 불평등을 고착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라고 하였다. 즉 학교를 학문과 인권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부할 학생과 기술 배울 학생을 분리하려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학제개편은 추진에 드는 비용과 혼란 등을 고려할 때 교육개혁과제에서 우선순위가 높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학제개편으로 인하여 교사수급, 학교시설, 교육과정을 조정해야 하는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학제개편을 통해 현재의 교육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학제개편으로 교육의 내용이 변화하여 주입식 교육이 사라지고 창의적인 교육이 가능한가의 문제이다.
유승민 후보의 교육공약은 대학입시를 제외한 대학 관련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점이다. 유승민 후보는 다양한 수업방식을 활용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학생들이 창의적이며 비판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수업방식을 바꾸고자 한다. 즉 토론, 실험, 체험 등과 같은 다양한 수업방식을 통해 창의성과 사고력을 증진하고자 한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일방적으로 선생님이 지식만을 전달하는 강의식 수업보다는 토론이나 팀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이 훨씬 흥미롭고 학습의 동기유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수업이 이루어지도록 하려면 선생님의 자질과 역량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즉 각 학교와 학급의 선생님들이 다양한 수업방식을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의 준비와 역량이 갖추어져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제기된다.
심상정 후보는 지나치게 직업교육 강화에 집중함으로써 교육정상화를 위한 문제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10대 중후반에 직업학교를 나와 빨리 취직한다고 하여 청소년들이 잘 살 수 있다고 보장은 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국 교육환경에서 직업계 고교의 비중을 늘린다고 하여, 그 고등학교에서 대학진학반이 성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 현재의 경쟁중심 교육철학이 내면화된 교육 관련들에 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을 담고 있는 교육행정 개혁의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고 하였다.
홍준표 후보가 강조하는 ‘희망 사다리’ 교육지원사업을 통해서 과연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온라인 수강과 학습교재를 구입할 수 있는 교육복지, 성적 우수자를 위한 입학과 등록금 지원 등이 과연 계층이동을 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인가에 대한 물음이 생긴다.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학습을 보충하는 다른 학생들과 경쟁해야 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온라인 수강과 학습교재 지원이 얼마나 저소득층 가정의 청소년들에게 성적향상과 학습을 위한 동기유발을 해 줄 수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을 통한 계층이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교육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대학입시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19대 대통령 후보들이 내놓은 교육공약 중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부분이 바로 현재의 교육부 기능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별도의 교육위원회를 설치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홍준표 후보를 제외한 다른 4명의 후보는 현재의 대입입시를 간소화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서 대통령 후보들은 현재의 대학입시제도와 교육부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권자들이 생각하는 교육의 가치와 철학에 따라서 각 정당의 후보들이 발표한 교육공약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밖에 없다. 중요한 점은 우리 교육정책의 주체가 누가 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면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아동과 청소년들이 행복해지는 사회를 원한다면 이들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후보의 교육공약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누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는지 지켜봐야한다.
<글쓴이 : 장여옥>
<참고한 자료>
경향신문. “심상정 ‘외고·자사고·국제고’”. 2017. 4. 2.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4022236015&code=910110
경향신문. “유승민 교육 공약 발표, ‘외고·자사고 폐지’ ‘수강신청제·무학년제 도입’”.
2017. 4. 9.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10100&artid=201704091054031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대선 교육공약, 새로운 미래 교육에 맞추자!” 2017. 3. 22. http://21erick.org/bbs/board.php?bo_table=11_5&wr_id=100536
노컷뉴스. “홍준표 희망 사다리 교육지원으로 저소득층 돌볼 것.” 2017. 4. 12. http://www.nocutnews.co.kr/news/4766485#csidx84bfab82c92aa50b4a87ced3db48dea
서울경제. “문재인 교육공약 발표, ‘고교 서열 없애고 대학 입시 단순화’”. 2017. 3. 22. http://www.sedaily.com/Event/Election2017/NewsView/1ODGXKNUAX
연합뉴스. “[공약점검] ②교육정책 어떻게 될까..누가 돼도 교육부 손본다.” 2017. 4. 20.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4/19/0200000000AKR20170419169800001.HTML?from=search
조선일보. “어느 후보가 당선돼도 교육부 축소는 불가피.” 2017. 4. 8.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08/2017040800283.html
중앙일보. “후보들의 대표 교육공약 고교학점제, 학제개편, 교육 법제화.” 2017. 4. 8.http://news.joins.com/article/21453613
프레시안. “문재인·심상정의 교육공약을 검증한다 [기고] 교육은 신분 상승 위한 수단이 아니다.” 2017. 4. 4.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54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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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캠프공식사이트. 교육편: 개천에서 용 나는 교육 희망사다리 구축. 2017.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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