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YMCA 18세 참정권실현운동본부는 11일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8세 참정권을 위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헌법소원 심판 청구에는 허영란 전국청소년YMCA 공동대표를 비롯해 부산·광주·대전·춘천·구미·이천·여수 등 전국 8개 YMCA 소속 회원 18명이 참여하였다.
이들의 청구요지를 살펴보면, “19세 이상의 국민에게 선거권을 부여한 현행 공직선거법은 지금 대다수 대학교 1학년생을 비롯해 18세 청소년들이 5월 9일 대선에 참가할 수 없도록 해 평등권과 선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탄핵 정국 촛불집회에서 드러난 청소년들의 민주시민 의식, 정보통신 매체에서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사회참여, 청소년 세대에 대한 정치사회 교육 등을 고려할 때 청소년들에게 정치적 판단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인정된다”며 “이제 18세 국민에 대해 참정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 하였다. 또한 기자회견문 외 별도의 청소년 입장문에서 “대한민국 청소년은 한 사람의 국민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스스로 삶의 방식을 선택하고 싶다”며 “단지 청소년이라는 이유와 편견으로 인해 차별받으면 안 되며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고 싶다”고 하였다.
운동본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18세 청소년의 선거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병역법, 국가공무원법, 민법, 도로교통법 등 다수의 법률이 청소년을 사회구성원의 한 주체로 인정하고 있는 만큼 선거법도 이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선거 연령에 대한 세계적인 추세를 살펴보면,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18세가 선거권 연령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여러 주에서는 예비선거의 경우 본선거가 실시되는 시점에 18세가 되는 사람은 17세에도 선거를 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다. 유럽은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등의 국가에서 18세를 선거권 연령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스코틀랜드는 16세를 선거 연령으로 정하였으며, 독일의 지방선거는 여러 주에서 16세를 선거 연령으로 규정하기도 하였다. 아시아 지역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중국, 인도, 일본, 필리핀, 태국 등은 18세로 선거권 연령을 규정하고 있다. 16세를 선거권 연령으로 규정하고 있는 나라들은 오스트리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이다. 물론 대만이나 싱가포르처럼 각각 20세와 21세로 선거권 연령을 규정하는 나라들도 존재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18세를 선거권 연령으로 규정하는 이유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는 있다.
또한 18세 참정권실현운동본부는 5월 9일 대통령선거일에 전국 18세이하 청소년 선거인단 20만 명이 참가하는 대통령선거 모의투표를 벌인다. 한국YMCA전국연맹은 지난 달 31일 ‘청소년이 뽑는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운동본부’를 출범하였다. 이는 18세 이하 청소년들이 실시하는 최초의 모의투표이다. 투표는 온라인과 전국에 지정된 투표소에서 동시에 이루어진다. 온라인 사전투표는 선거 당일에 투표를 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4·5일 이틀간에 진행된다. 또한 참정권실현운동본부는 모의투표로 당선된 대통령에게 직접 당선증을 전달할 계획이며, 당선증에 들어가는 문구도 청소년들이 직접 작성한다고 한다.
구체적인 진행절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청소년이 직접 뽑는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중앙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구성 : 중앙선거관리 위원회 → 각 권역별(지역별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 3월 중
2. 대통령 선거를 위한 20만명 청소년선거인단 모집 → 4월 1일 ~ 4월 30일(한달간)
◯ 대상 : 투표권 없는 만19세 이하 대한민국 청소년 20만명
◯ 방법 : 온·오프라인 모집
온라인 –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을 통한 온라인 등록
오프라인 – 한국YMCA 전국연맹, 각 지역YMCA등 전화접수
◯ 홍보 : 웹자보, 카드뉴스등을 활용한 SNS 홍보, 포스터을 활용한 오프라인 홍보
3. 각 정당별 19대 대통령 후보 공약 및 정책 제공 → 4월1일 ~ 5월 8일
◯ 방식 : 청소년유권자 홈페이지, 페이스북, 다음카페등을 통해 각 후보자별 공약 및 각 정당의 정책을 알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보를 제공함
4. 청소년이 직접 투표하는 대통령선거일
◯ 투표일 : 사전투표일 - 5월 4일~5일 / 본 투표일 5월 9일( 오전 6시~오후 8시)
◯ 투표방식 : 청소년유권자 홈페이지를 활용한 온라인 선거
지역YMCA등 지역거점 투표소를 통한 현장투표 – 현장투표는 본 선거일에만 실시함
5. 개표 및 발표 → 5월 9일 선거종료후 (기자회견과 함께 발표 및 대통령 당선증 전달)
◯ 개표 : 온라인 – 한국YMCA전국연맹
오프라인 – 각 투표소에서 수작업을 통한 개표 후 연맹 사무국에서 취합
◯ 전달 : 특정한 날 기자회견과 더불어 직접 당선증을 전달함
(청소년이 뽑은 대통령과 실제 대통령 당선인이 일치할 경우 청와대에서 직접 당선증을 전달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고등학교 3학년 허영란(18)양은 “그동안 정치·사회적으로 청소년들이 목소리를 내는 데 여러 가지 제약이 있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청소년들도 정치에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대선 후보자들이 제시한 청소년·청년 관련 공약을 눈여겨 보고 있고, 뉴스를 꾸준히 챙겨보면서 후보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김태민(14)군은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 중 하나가 바로 청소년 교육과정에 관한 것인데, 정작 이 공약의 대상자인 청소년들은 투표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 학교에서는 재학생의 3분의 2인 180여명이 투표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후보들 공약을 인터넷에서 찾아본 뒤 학교 선생님들께 자문을 구하는 방식으로 대통령감을 가려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한 시민으로서 정치에 참여하고자 하는데 단지 연령에 의해서 차별을 받는다면 과연 이런 결정이 누구를 위한 것이며, 올바른 것인지에 대해서 다함께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청소년을 보호의 대상만으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한 인격체로 이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글쓴이 : 장여옥>
<참고한 자료>
연합뉴스. “대선 앞두고 18세 참정권 헌법소원…8개 YMCA 회원 참여.” 2017. 4. 11.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4/11/0200000000AKR20170411124100051.HTML
조선일보. “나도 대통령 뽑고 싶다”…‘구경꾼 신세’ 된 만 18세들, 단체행동 나섰다. 2017. 4. 14.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14/2017041401318.html
허핑턴포스트. “어젠다 2017, 선거권 연령 18세.” 2017. 1. 23. http://www.huffingtonpost.kr/zoonil-yi/story_b_14300322.html
한국YMCA전국연맹. 청소년 대선모의 투표 계획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