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학생들 질문 어렵네…경기교육감 후보들 '진땀'
    기사등록 일시 [2010-05-15 23: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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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유명식 기자 = 스승의 날인 15일 경기교육감 선거 후보자들이 교육의 주체인 청소년들의 송곳질의에 진땀을 뺐다.

도YMCA협의회가 이날 오후 2시30분 경기대학교 강당에서 경기신문과 공동 개최한 '경기도교육감 후보초청 토론회'에서다.

이정희 구리YMCA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모두발언, 정책질의, 상호토론, 자유질의, 마무리 발언 등의 순으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토론회에서는 구리 청소년YMCA 유라연 학생 등 10대 패널 9명이 강원춘(53), 한만용(58), 김상곤(60), 정진곤(59) 후보에 교사체벌, 진로교육 등에 대한 견해와 대책을 따져 묻고 선거권을 가진 기성세대에 선택의 기회를 제공했다.

◇정책질의

▲진로교육 확대 방안(유라연)

김 후보는 "꿈과 희망을 현실화시키고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진로인증제를 도입했다"며 "진로인증제를 확대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 후보는 "김연아 선수가 빙상으로 모든 사람을 즐겁게 하고 있듯이 사람이 공부만 잘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특기와 적성을 살릴 수 있도록 여러 형태의 학교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어려서부터 적성에 맞게 소질을 개발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 줘야 한다"며 "진로상담시간을 운영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후보는 "현재는 고교 3년 동안 단 1번 진로적성검사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고 있다"며 "진로상담교과를 설정, 상시 진로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학교운영 참여 활성화 방안(시흥 청소년 YMCA 이정철)

정 후보는 "개교기념일 등 학생들의 참여가 많은 행사를 학생들이 직접 계획하는 것은 능동성을 기르는 훈련이 된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 후보는 "학교 예산을 전부 학생들이 편성하고, 운영위원회에 참석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학생회 대표 등이 운영위에 전달하는 정도의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본다"고 했다.

강 후보는 "학생들은 아직은 미성숙자"이라며 "때문에 학생회 등을 통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한 후보와 의견을 같이했다.

김 후보는 "우리 학교의 현실은 아직도 폐쇄적이고 전근대적인 모습이 많다"며 "구성원 모두 참여하는 학교경영이 되고, 아이들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야간자율학습 폐지 문제(이천 청소년YMCA 이재훈)

한 후보는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면서도 "하지만 입시 등을 감안해 알맞게 짜서 진행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강 후보는 "근본적으로 타율이 아닌 자율로 하는 자율학습이 돼야 한다"며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받아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강제 야자라고 할 정도로 학생들이 겪고 있는 대표적인 어려움 중 하나"라며 "학생인권조례에 야간자율학습을 자율로 하도록 하는 조항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름은 자율인데 사실은 강제"라며 "학교마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교육주체들의 의견을 들어 자율적으로 결정, 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학교동아리 활성화 방안(수원 청소년YMCA 이유진)

강 후보는 "활성화를 위해 대학과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를 연계한 동아리 활동을 추진하도록 할 것"이라며 "야간자율학습에 맞춰 진로탐색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보장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후보는 "동아리는 협동, 리더십, 사회성 등을 기를 수 있다"며 "동아리 활동이 장려될 수 있도록 학습시간을 조정, 자아를 길러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분당 이우학교에 가면 100개가 넘는 동아리를 만들어 놓고 다양한 특기·적성교육을 하고 있다"며 "교육감이 되면 반드시 이를 실현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 후보는 "덕망이 있고 특기를 가진 인사를 초빙해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지방자치단체장에게 협조를 요청해 시설과 예산을 지원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안학교 지원방안(광명YMCA 볍씨학교 곽소민)

김 후보는 "대안학교도 제도권 밖이면 지지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공교육 내에서 대안 교육적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이미 정책을 가다듬고 있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사람이 다른 만큼, 학교도 달라져야 한다"며 "두레학교를 설립한 장본인으로서 좋은 대안학교를 제도권으로 들여와 정규학교 못지않게 지원하고 장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 후보는 "학생들의 다양한 소질을 개발해야 국가발전이 있다"며 "대안학교도 국가에서 지원하는 제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대안학교에 가는 이유가 진로선택에 어려움 때문"이라며 "연합학교군을 통해 진로 변경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고, 대안학교에도 예산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상호토론

한 후보는 '고교 평준화 정책에 대한 입장'을 묻는 정 후보의 질문에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며 "학생특기를 최대한 살리고 진로를 보장하는 다양한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일제고사 문제와 관련한 한 후보의 질의에 "10여 년 전 없어졌던 일제고사가 지난 2008년 현 정부 들어와 다시 부활했다"며 "학생들의 학업열정을 떨어뜨리는 등 문제가 있다"고 소신을 폈다.

정 후보는 '도내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 방안'에 대한 강 후보의 물음에 "슬픈 현실이지만 도내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전국적으로 굉장히 낮다"며 "교육감의 1차적 책임으로 특별보조교사를 무상 지원하는 등 서민층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강 후보는 '스승의 날 기념식이 없어진데 대한 의견을 묻는 김 후보에 "경기교총회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무척 안타깝다"며 "교사들이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질의2

▲교사체벌에 대한 견해(부천 청소년 YMCA 박현호)

강 후보는 "학생 인권보장에 대한 부분이 있으나, 현실 속에서 꼭 체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이는 교사들이 판단해야 할 문제인데 우선 자질이 부족한 교사, 무능한 교사, 정치적 교사를 교단에서 축출해 학생들의 불만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무상급식, 무상교육 실현 가능성(용인 청소년YMCA 강원모)

김 후보는 "보편적 교육기초 복지가 이제는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본적으로 무상급식을 실현한 뒤 초등학교 학습준비물 비용 지원, 중학교 학교운영지원비 등 단계적으로 무상교육으로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적위주 대학선발방안 개선책(이천 청소년YMCA 조수민)

정 후보는 "수능시험을 문제은행식으로 전환해 4번 정도 보고 좋은 성적을 골라 낼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며 "학생평가도 생활태도와 재능 등이 반영되도록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일제고사와 성적공개에 대한 견해(부천 청소년 YMCA 박현호)

한 후보는 "일제고사 등은 면학분위기 조성이나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점검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라며 "교사들에게는 학습지도를 반성하는 기회인 좋은 제도"라고 주장했다.

◇방청객 자유질의

▲'0교시' 폐지에 대한 견해(부천 도당고 장미경).

한 후보는 "0교시라고 하면 수업시간이 없다는 뜻 아닌가. 묘한 제도"라며 "성장발달에 아주 저해요인이 있다고 생각, 단숨에 없앨 수는 없지만 알맞은 시간으로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0교시는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강제적인 것이 문제"라며 "강제적인 0교시와 야간자율학습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체벌 등과 함께 이미 수년전부터 금지된 사안"이라며 "취지는 이해하나 해서는 안 될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 후보는 "민주주의는 소수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며 "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에 넣고 안 넣고 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학교 나름의 자율성을 갖고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토론회 뒤 청소년YMCA협의회 소속 청소년들은 각 후보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무상교육 확대와 입시제도 개선 등 7가지 정책을 담은 제안서를 전달했다.

yeuj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