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실무자워크샵은 지금까지의 어떤 워크샵과도 많이 달랐습니다. 그러니까.. 제 마음이 많이 달랐습니다...

첫 번째로 와이 운동에 자기 신념이 있고 그 신념을 실천하고자 하는 젊은 실무자들이 많아져서 놀랍고도 다행이고 눈물이 맺힐 정도로 고맙고 기뻤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혼자 마음으로 “저거저거저거... 저래가지고 간사 할 수 있으려나... 쯧쯧쯧...” 이랬던 젊은이가 지역에서 자기 몫을 감당하고 있는 것을 보는 것은 늙고(?) 병든 간사의 기쁨이랍니다. ㅋㅋ 뿐만 아니라 처음 본 젊은이들 역시 YMCA에 대한 열정이 살아있고 똘똘하게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벅차 오르더군요. 나는 내 선배에게 이런 기쁨을 준 적이 있던가.. 다시 한번 반성하게 되는 계기였죠.. ㅋㅋ 반항이 심하고 매사 비판적인 저로서는 착한 젊은이들이 부러울 뿐입니다.

다만 이 젊은이들이 지역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을 뒷받침 하는 것은, 전국적이고도 국제적인 시각과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의 기회를 제도화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방법에 대해서는 좀더 논의해야겠습니다만,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연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기 삶의 가치, 의미를 YMCA에서 발견하는 젊은이들이(실무자건 회원이건) 서로를 강화할 수 있는 틀을 좀더 확장 시킬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너무 두리뭉실하죠? 이 말이 무슨 말인지 궁금한 분들은 개인적으로 연락주세요).

또한 이번에 실무자워크샵을 여러모로 도와줬던 10년 차 안팎의 여러 간사님들(꼽아보면 7-8명 정도 되네요)이 개별 세션을 이끌어 가는 것을 보고 제가 할 일이 없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후배 간사들에게 모범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연맹 사무국의 잔나비띠들처럼 되지 않으려면 이분들도 어떤 연대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스럽게도 간사학교가 우리들 사이를 위태하게 엮어주고 있기는 하지만 비슷한 연차의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끼리 친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우리 한번, 고민해 보아요...

그래서 생각했던 것은 운동영역을 떠나서 10년 차 모임, 15년차 모임... 이런 걸 만들면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이정도 되면 자기들“끼리” 알고 지내기는 하지만 함께 모여서 공부하는 일은 매우, 아주, 드물거나 결코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에피소드를 하나 말씀드리면 이번에 저를 황당하게 했던 강사가 두명 있는데 한 사람은 김영일간사고 한 사람은 주인철 간사인데... 다들 자기 세션 하기 이틀전과 바로 전날 전화해서는 못오겠다고 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제가 두 분 모두한테 대안을 만들어서 섭외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한 사람은 어떤 지역의 사무총장을, 한 사람은 다른 지역의 간사를 소개시켰는데 자기가 왜 섭외되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그 세션의 목적에 맞지 않는 사람을 추천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죠.. “친구가 그렇게 없냐...”고... 다들 자기 지역에서 열심히 일하느라고, “네트워크”가 안 되는 것은 아닐까요... ㅋㅋ(김영일과 주인철간사에게는 지금도 감사합니다... ). 여러분~~~! 우리 친구를 만듭시다....!!! 저처럼 되지 마세요.

두 번째로 이번에 수탁시설 네트워크가 발족한 것이 다행스러울 정도로 수탁시설에서 일하는 분들과 본관 실무자들 사이에는 인식의 차이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일단 “운동”과 “프로그램”이라는 말의 내용과 형식에서 쌍방이 체감하는 정도가 심하게 다릅니다. 한 실무자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가기도 했습니다. 인사도 나누지 못한 것은 못내 섭섭하지만 (총장님한테 허락을 받고라도) 박차고 나간 용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의미 없는데 참고 앉아서 내내 조는 것 보다는 나가는 게 낫죠.

이러한 현상에 대해 여러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하려고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수탁시설에 맞는 실무자라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굳이 공들이고 힘 빼고 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잘 되는 지역도 있는데 왜 어떤 지역에서는 잘 안되는 것일까... 하는 것은 짚어볼 문제겠죠.

저는 와이안에서는 훌륭한 사무총장이 수탁단체시설 장으로써 욕 먹고 비난 받고 그러는 것이 탐탁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와이가 절대적인 가치가 될 수는 없지만 오랫동안 삶의 가치기준, 지표로 삼고 살아왔던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그러한 행태를 보이는 수탁단체 실무자들을 보면... 뭐랄까... 자기 자유니까 알아서 살아야겠지만, 자기하고 다르다고 지역에서 나름 존경받는 분들을 그렇게 욕할 것은 또 뭐람.... 이런 느낌이 듭니다.

한편으로, 이번 실무자교육에서 느낀 것인데 본관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도 다소 수련관 실무자들에게 다소 배타적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지역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본관과 위탁시설 실무자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이 다를 것입니다. 뭐랄까, 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해서 짜증난다고나 할까요... 또, 본관실무자들은 와이라는 구심점이 명확해서 자기들끼리는 잘 뭉쳐지는 경향이 있기도 합니다.

어느쪽이든 간에 저는 사람들을 한 가지 목적에 우겨넣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찬성하고 싶지 않습니다. 시험이 낼 모레인 초등학교 2학년짜리 제 조카도, 자기가 목표한 학습계획을 달성하고 나면 죽어도 더 공부 안하고 버티더군요. 위탁시설 실무자들에게는 그들이 원하는 교육을, 본관 실무자들에게는 또 그들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위탁시설 실무자들은 “청소년지도학과”로 오리엔테이션 되어 있어서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적절히 활용하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이들에게는 “전문성”이 더 중요합니다. 특화시설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겠죠. 따라서 개별교육의 기회가 더 중요하지요.

본관실무자들은 운동의 이념이나 가치, 철학, 회원운동의 체계, 지역운동의 실제, 이슈에 대한 이해... 이런 것이 더 필요합니다. 아차피 이 사람들은 많은 경우에, 내가 와이 운동 하겠다고 결단 내지 결심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가치와 이념 교육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것으로 진도 뽑고 싶어도 위탁 시설 실무자들에게 맞지 않으니까 처음부터 다시, 다시.. 이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세 번째로, 이번에 실무자워크샵에 참여했던 지역이 26개로써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이 수탁시설 실무자였구요(40명 중에 25명 정도)... 청소년운동 담당 실무자가 없거나 전국네트워크에 참여하지 않는 열 개 정도의 지역을(관점에 따라서는 15개까지도 가능합니다) 제외하더라도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죠.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1. 교육내용이 부실하다, 2. 여러모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3. 전국네트워크에 참여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4. 청소년실무자들은 너무 자주 모여서 또 가기가 어렵다, 5. 지역운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이슈 발굴과 지도력 개발 측면에서), 6. 만나기 싫은 사람이 있다, 7. 기타...(어린이날 행사, 여러 가지로 바빠서...)

중간 결론을 생각해보면.. 연맹 간사로써 이 틀을 가지고는 딱히 해볼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실무자 워크샵이라는 틀을 해체하고... 본관 실무자들에게는 부문별 혹은 권역별 정책협의회를 강화하고 수탁시설 실무자들은 네트워크에서 그들에게 맞는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물론 상호개방된 형태로 교육과정을 운영해야겠지요).

정책협의회는 AOS 청소년분과에 하위 연구모임(활동이 아닙니다)으로써 “회원조직활동분과”, “평화교육 및 프로그램 개발분과”, “이슈개발 분과(?)” 등을 둬서 한분기에 한번정도 분과별로 내용을 정해서 1박2일정도 여는 것이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2004년에 했던 분기별 정책협의회를 좀더 전문화시킨다고 생각하면 좋겠죠. 그런 것은 한 권의 책으로 내기에도 더 좋습니다. 고민이 축적된 느낌이 좀 들 수도 있구요...

그러나 사실... 전부 폐 하여도 나쁠 것이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제 기억에는 2004년 이전에 수년간 청소년실무자 교육을 위한 전국 모임이 없었는데 그 때도 YMCA는 굴러갔고 세상도 별 탈(?)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무엇보다 성과가 있었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소회를 말하자면.... 이제 실무자워크샵에 더 이상 올 수 없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20년씩 차이나는 실무자들이 저에게 거리감을 느끼는 것 같고(나만의 착각일까요? ㅋㅋ 20살짜리 회원들한테는 느껴지지 않는 거리감이 갑자기 확∼밀려오는... ㅋㅋ) 저도 그 자리가 예전처럼 편하지는 않더라구요... 왜 나이든 간사들이 엉덩이만 붙였다가 돌아가는지 처음으로 이해가 되었다고나 할까요... 약간 센치해지더라구요..

또한 여러 가지 평가와 의견들을 들으면서, 이제 와이에서 할 일이 더 없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그것은 소망일 뿐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다 이루었다”는 느낌이랄까(하나님이 화내시겠죠?ㅋ)... 제가 와이에서 91년 10월부터 일했는데 중간에 1년 동안은 다른데서 일했으니까... 16년하고 반년정도 일한 셈인데 그런 느낌 안 들면 오히려 이상한 거겠죠? 게다가 저는 회원 출신도 아니거든요... 정말.. 너무 오래 일했고 제 자신을 와이와 떨어뜨려서는 생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와이에 “입사”했다거나 “직장”이라고 생각해 본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서울와이에서 일할 때 조차도...). 왜냐하면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와이의 목적에 대한 저의 애착이 정말 컸고 그 안의 인간관계도 자매형제와 같았기 때문입니다(제가 만난 SKT나 대기업 사원들, 공무원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본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대체로 나이브해서일까요? 혹은 규율이 없어서?

구체적으로 이유를 설명할 수 없지만 이제는 정말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저는 직관형이라서 많이 노력해야 구체적인 이유를 생각할 수 있답니다).

다른 분들도 실무자워크샵에서 느낀 만큼, 배운 만큼... 지역사회와 청소년을 위해서 헌신하고 봉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럼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