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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는 8월 10일 오전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개편 시안은 ‘일부 과목 절대평가’, ‘전과목 절대평가’로 이루어져 있다. 1안은 현재 절대평가를 하고 있는 영어와 한국사 외에 통합사회·통합과학, 제2외국어/한문 등 4개 과목을 절대평가 하는 방안이다. 2안은 7개 과목 모두를 절대평가 하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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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 노란색으로 표시된 칸이 절대평가 영역. 교육부 제공
* 출처: 경향신문. “2021학년도 수능 4~7과목 절대평가···의견수렴 시작.” 2017. 8. 10. 재인용.


교육부는 일부 과목을 절대평가 하는 1안에 대해 “수능 변화가 최소화되고 변별력이 유지되겠지만, 상대평가 과목 쏠림학습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앞으로 계속해서 대입전형을 개편해야 해 사회적 갈등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과목을 절대평가 하는 2안에 대해서는 “수능 부담 경감으로 학생의 희망과 진로에 따른 학습이 가능하고 상대평가 과목에 학습 부담이 쏠리는 일이 없겠지만 학생부 및 내신 경쟁이 과열되고 타 전형요소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절대평가 여부와 상관없이 시험 과목에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에 따라 공통과목인 ‘통합사회·통합과학’이 추가되고, 사회탐구, 과학탐구, 직업탐구의 선택과목은 2개에서 1개로 줄어든다. 따라서 학생들은 지금처럼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선택 1과목(사회탐구/과학탐구/직업탐구 중 택1), 제2외국어/한문 등 최대 7과목에 응시하게 된다.
국어, 수학, 영어, 선택, 제2외국어/한문은 지금과 유사한 수준(고1∼3)에서 출제하며, 모든 학생이 이수하는 공통과목인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은 고1 수준으로 문제를 출제한다. 수학 영역은 지금처럼 ‘가/나 형’으로 분리 출제되며 문과·이과 등에 따라 선택 응시할 수 있다. 진로선택과목인 과학Ⅱ(물리Ⅱ, 화학Ⅱ, 생물Ⅱ, 지구과학Ⅱ)은 출제범위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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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연합뉴스. “2021 수능 최소 4과목 절대평가··통합사회·과학 추가 확정.” 2017. 8. 10. 재인용.


한국사는 지금처럼 응시해야 하는 필수과목이다. 하지만 문제풀이식 수업 등 부작용 논란을 빚는 EBS 연계 출제는 단계적으로 축소·폐지하거나 연계율 70%를 유지하되 연계 방식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그리고 과목별 출제 범위, 문항 수, 배점, 시험시간은 후속 연구를 거쳐 내년 2월 말까지 확정하여 발표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는 줄세우기식 입시경쟁을 완화하고,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하였다. 수능 과목 중심의 고교 교육이 아닌 다양한 교육과정을 통한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는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발표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최재헌 건국대 입학처장은 “7과목을 모두 절대평가로 하는 2안은 대학 입장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학 입시에서는 좋은 변별력을 둬야 좋은 학생을 뽑을 수 있다”고 하였다. 최 처장은 “2안처럼 가면 상위권 대학 지원자의 등급 간 격차가 없다”며 “대학으로선 등급 차가 거의 나지 않는 학생들을 줄 세워서 뽑아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우려했다. 이어 “학령인구가 줄어들어도 2021년까지 30만∼40만 명은 유지되는데 그 많은 비용을 들여서 시험을 쳐놓고는 절대평가로만 하는 것은 낭비”라며 “변별을 하는 것이 시험의 속성”이라고 말했다.
수능에서 전면 절대평가가 실시되면 수능 변별력이 떨어지고 결국에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있다. 나민구 한국외대 입학처장은 “학종 비중이 커지는 것은 고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바람직하기는 하나 너무 커져 버리면 고교 1학년 때 학생부 관리를 못 한 학생은 2, 3학년 때 기회가 없어져 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엔 논술, 특기자, 정시 등 다양한 전형을 이용해 대학을 골고루 준비할 수 있었는데 수능이 절대평가가 되고 학종으로만 대학에 갈 수 있다면 학생으로선 기회의 박탈”이라고 하였다. 서울대 관계자는 “1안으로 갈 것 같다”며 “그렇게 되면 과학2 과목이 빠지는 것과 제2외국어에 절대평가가 도입되는 것을 빼면 현행과 다른 것이 없다. 정시를 살리고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 아닌가 싶다”고 전망했다. 또한 “만약 2안이 채택되면 우리는 현재 정원의 20%를 차지하는 정시에 대해서도 면접을 봐야 한다. 동점자가 수두룩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다만 2안으로 가도 EBS 연계율이 낮아지면 낮아지는 만큼 변별력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교육부가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을 발표하기 전인 지난 7월 18일 한겨레신문이 14명의 교육전문가들에게 수능 절대평가에 찬성하는가에 대해 질문 하였다. 이들의 응답을 살펴보면, 전문가 14명 중에서 12명이 절대평가 전환에 찬성하였다. 이들은 수능 상대평가가 고교 교육을 단순 반복 문제풀이로 전락시키고 비인간적인 무한경쟁을 일으키고 있으므로 수능 절대평가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현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은 “수능은 형식적 공정성에도 불구하고 주입식-강의식 교수법과 암기-문제풀이 학습법을 부추겨 교육을 왜곡하고 학생의 장래를 어둡게 했다”고 하였다. 이은주 평등교육실현전국학부모회 인천 대표는 “상대평가 탓에 학생들은 순위만 신경 쓰고 제대로 배우고 있는지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소수의 승리자와 다수의 실패자를 양산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김경범 서울대 교수(서어서문학과)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아이들이 창의력, 상상력, 의사소통능력 등을 키우지 못하면 그 장래가 암담하다”며 “미래 사회를 살아갈 역량을 가르치는 새로운 학교 교육을 향한 출발점이 수능 절대평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입시업체 관계자 2명은 수능이 입시 도구로서 변별력을 상실한다며 반대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 변별력이 약화하면 균일하지 않은 고교 내신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고 대학이 정시를 축소해 내신이 좋지 않은 수험생이 피해를 본다”고 우려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또 다른 변별력 도구 출현이 불가피하다”며 “내신, 면접 등 신종 사교육이 발생해 수험생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하였다.
교육부가 발표한 수능 개편 시안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찬반으로 나누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찬성론자들은 이번 절대평가 확대가 학습부담 경감, 경쟁 완화 등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한 반면에 반대론자들은 수능을 무력화해 사교육을 부추길 것이라고 하였다.
교육부가 발표한 수능 개편안을 놓고 절대평가 도입 여부 및 범위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과 교육·시민단체들은 현재 제기되는 변별력 논란을 보완해가며 전 과목 절대평가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수능 개편 시안 중 2안은 전 과목을 절대평가 하겠다는 내용이다. 절대평가는 일정 점수 이상을 기록하면 똑같은 등급을 부여하는 평가 방식으로 9등급 가운데 90점 이상을 얻으면 1등급, 80-89점은 2등급을 받게 된다. 교육부가 지난달 밝힌 ‘2015-2017학년도 수능 절대평가 적용시 영역별 1등급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국·영·수 과목에 절대평가가 도입될 경우 1등급 비율(90점 이상)은 4.77%(상대평가)에서 최대 15.8%로 늘었다. 이런 결과 대학에서는 합격자를 가려내기 곤란하기 때문에 변별력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범 교육평론가는 “대학은 동점자 중 합격자를 가려낼 기준, 곧 변별 요소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기존의 시안을 보완해 변별력을 더하는 ‘제3의 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능에 내신 성적을 더하는 방법, 수능에 면접 성적을 더하는 방법, 등급제 수능에서 일부 과목의 원점수를 공개하는 방법 등 모두 3가지 방식을 제안 한다”고 말했다.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는 “만약 동점자 논란이 있을 경우, 학생이 진학하고자 하는 전공과 연계가 가능한 고교 2∼3학년 선택과목의 내신 점수를 선발에 일부 반영하면 변별력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학생 간 무한경쟁과 과도한 시험 부담을 완화하고 스스로 성취 기준에 도달했는지 확인하자는 뜻에서 절대평가를 확대하기로 했다”며 “적용 범위는 공청회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하였다.
교육부의 이번 발표로 인하여 수능 절대평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언급한 것처럼 수차례의 공청회를 통하여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절대평가의 구체적인 방안이 채택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정부는 수능 절대평가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면 수정 및 보완을 통하여 더 나은 방안을 마련하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도 대학입시가 지금과 같은 경쟁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진정한 배움을 평가받을 수 있는 공평한 기회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참고한 자료>

경향신문. “수능 절대평가 부작용 최소화하는 보완책 마련해야.” 2017. 8. 6.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90101&artid=201708062051025
경향신문. “2021학년도 수능 4~7과목 절대평가···의견수렴 시작.” 2017. 8. 10.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8101030001&code=940401

연합뉴스. “2021 수능 최소 4과목 절대평가…통합사회·과학 추가 확정.” 2017. 8. 10.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8/09/0200000000AKR20170809112300004.HTML

연합뉴스. “[2021 수능] 대학 입학처 ‘변별력은 둬야’·‘절대평가 늘면 공정선발 어렵다’”. 2017. 8. 10.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8/10/0200000000AKR20170810066300004.HTML
연합뉴스. “[SNS돋보기] 수능 절대평가 과목 확대…‘경쟁 완화’ vs ‘수능 무력화’”. 2017. 8. 10.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8/10/0200000000AKR20170810125900033.HTML

한겨레신문. “‘수능 절대평가, 암기중심 벗어나 학생 주도적 학습 이끌 것’”. 2017. 7. 18.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803343.html

한겨레신문. “교육계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하되, 변별력 논란 해법 필요’”.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80664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