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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가 눈에 띈다. ‘고독사(孤獨死)는 홀로 외롭게 맞이하는 죽음을 의미한다. 몇 년 사이에 청년 고독사로 기사화된 사건들을 살펴보자. 지난 8월 부산 연제구의 한 원룸에서 A(2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오랫동안 취업이 되지 않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던 A씨는 두 달 전부터 가족들과 연락이 끊어졌다. 아버지가 A씨의 집을 찾았을 때는 이미 시신의 부패가 심해 사망 원인조차 밝히긴 어려운 상태였다. 또한 지난달 29일 충북 청주의 한 원룸에서는 20~30대 여성 시신 3구가 발견되었다. 이들은 한 달 전부터 유서를 작성하고 장소를 옮겨 다니며 죽음을 준비했지만 이웃, 동료, 가족 등 누구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지난 20152월 서울 강남구의 한 원룸에서는 B(29)씨가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B씨의 시신은 월세를 받기 위해 찾아간 집주인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당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었던 B씨는 외롭다라는 유서를 남겼다. 20166월 서울 강남의 임대아파트에서 혼자 살던 C(25)씨가 방에서 목을 맨지 사흘 만에 경비원에게 발견됐다. C씨는 부모가 이혼한 201410월부터 아버지와 단 둘이 지냈는데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혼자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제적 능력이 없고 공황장애를 앓던 C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일반적으로 고독사가 부양가족이 없는 노년층을 중심으로 일어난다는 시각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고독한 죽음을 맞이하는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복지재단이 발표한 고독사 실태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서울시에서 발생한 20~30대 고독사 확실 및 의심 사례는 328명으로 나타났으며 이 수치는 전체의 14%를 차지하였다. 이 중에서 20대의 고독사는 102, 30대는 226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구가 48건으로 서울시 25개 구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런 결과는 1인 가구수가 가장 많은 관악구(29)보다 높은 수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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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BS News. “취업 준비하다가 쓸쓸하게···‘청년 고독사늘어나는 이유는?” 2017. 10. 17. 재인용

이처럼 청년 고독사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대답을 전문가들이 분석한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1인 가구에 대한 사회 안전망의 부재이다. 지난 11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청년층 1인 가구의 주거 현황 및 시사점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전체 1699.2만 가구 중 539.8(27.2%)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20세 이상~39세 이하 청년층 1인 가구는 1878천 가구(전체 가구의 11.3%)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과 2016년의 청년층 1인 가구를 비교해 보면 20~24세는 272천가구에서 392천가구로 약 43.9%로 증가하였으며, 25~29세는 49만가구에서 538천가구로 9.6% 늘었다. 30~34세는 427천가구에서 52만가구로 21.7% 늘었고, 35~39세는 364천가구에서 43만가구로 17.9% 증가했다. 특히 청년층 1인 가구는 40이하의 단독·다세대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5인구주택총조사결과에 따르면 청년층 1인 가구의 주택 점유 형태는 월세 62.9%, 전세 21.0%로 임차 가구 비중이 84%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1인 가구 중 20~29세 청년의 65% 이상이 월세에 거주하고 있으며, 매달 20~40만원의 임차료(보증금 없는 월세의 경우)를 지불하고 있었다.

청년들은 대체적으로 취업준비생이거나 사회초년생으로 취약한 경제 상태에 놓여있으며, 높은 주거비 부담과 열악한 주거환경 등으로 심리적 고통을 더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자체별로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노력들이 늘어나고 있다. 부산시는 ‘1인 가구 전수조사를 실시하여 실태파악에 나섰으며, 주민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구성하였다. 서울 금천구는 1인 가구의 건강문제를 중점으로 혼자 사는 청년들을 위한 혼밥족 맞춤형 건강관리 종합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유럽 청년들은 혈연으로 이루어진 가족은 아니지만 여러 세대가 한 곳에 모여 사는 콜렉티브 하우스(공동체 주택)’, 일본에서는 셰어하우스를 활용하여 집값을 절약하기도 하면서 공동체를 형성해나가고 있다. 이런 주거형태는 한국에서도 일부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둘째, 청년실업률의 문제이다. 최근 발생한 20~30대 고독사 사례가 혼자 사는 취업준비생이 많았다는 점도 주목을 해야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8월 청년실업률은 9.4%1년 전보다 0.1% 상승하였지만 1999810.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기간의 취업준비로 청년들은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함과 동시에 사회적 및 정신적으로 고립된 삶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최소한의 인간관계까지 포기하고도 취직이 되지 않는 등 불확실한 미래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무래도 취업이 어렵고, 취업해도 직장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필수적 소비를 제외하고 친구나 동료들과 어울렸을 때 쓰게 되는 비필수적인 소비를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셋째, 유대감의 상실이다.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성숙해가는 과정을 겪게 되는데, 청년들에게는 자신의 어려운 상황과 고통을 나누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대상이 없거나 적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청년들은 시간도, 돈도, 자존감도 없어서 누군가를 만나기가 꺼려진다.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스펙을 쌓는 시간도 부족한 청년들에게 친구나 연애와 같은 인간관계는 사치라고 생각한다. 서울 관악구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유모(25·) 씨는 돈도 돈이지만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다 보면 시간이 없어 친구들과 점점 멀어진다고 말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1인 가구가 편의점 도시락을 먹는 것은 경제적 궁핍과 사회적 네트워크의 상실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인간관계의 고리를 끊은 채 고립된 삶을 살다 보니, 생활고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서 비관적으로 생각하며 우울해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할 때 주위에서 말려줄 사람조차 없는 것이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취업을 위해 가족·친척·친구 등과의 떨어져 생활하면서 직접적 만남보다 간접적 인간관계가 보편화됐다면서 인간관계를 통해 정서적 지지를 얻어야 하는 청년들의 정서적 안정망이 부재한 상태라고 말했다.

힘들게 취업을 하더라도 청년들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0158월 기준으로 신규 채용 청년(15~29) 3945000명 중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청년은 전체의 64%(2524800)였으며,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20163월 청년(20, 30)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1511000원 수준이었다. 따라서 청년들이 취업을 하더라도 주거비와 공과금을 제외하고 나면 사실상 삶의 질을 누리면서 살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업무환경을 살펴보면, 퇴근 후에도 수시로 업무 연락을 받는 대기 모드인 경우가 많아서 편하게 사람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다. 중소기업에 비해 업무환경이나 임금 조건이 좋은 대기업의 경우도 장기간의 취업준비로 인해 이미 친구와의 관계가 단절되었거나 사회초년생으로 업무에 적응하기가 바빠서 친구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기가 어렵다. 김영란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청년 고독사를 개인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근본적 원인으로 꼽히는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언급하였다.

우리 사회는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끊임없이 경쟁을 부추기고는 있지만 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지는 못하고 있다. 언제쯤 청년들이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을까? 청년들이 취업을 못하고 외롭게 살아가는 것이 과연 이들의 무능력이라고 할 수 있을까? 청년이라서 아직은 젊은 나이니 이런 고생과 어려움은 당연히 겪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과연 청년들이 느끼는 삶에 대한 자괴감을 알고 있는 것일까?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누구와 대화도 나누지 못하고, 누구와 함께 할 경제적 여유도 없는 청년의 삶. 우리는 암흑 속에서 혼자 싸우고 있는 청년들에게 손을 뻗어야 한다. 이들의 간절한 절규에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세상과 소통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혼자 울고, 혼자 고민하고, 자살을 선택하는 청년들을 보자.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혼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없는지 우리 주변을 살펴보자.

 

 

<참고한 자료>

 

노컷뉴스. “가족, 회사 아무도 몰랐다.” 2017. 8. 14. hhttp://www.nocutnews.co.kr/news/4830445

 

서울신문. “‘아무도 그들의 죽음을 모른다급증하는 청년 고독사.” 2017-09-22.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70920500024

 

연합뉴스. “우리나라 10가구 중 1가구는 청년층 1인가구.” 2017. 10. 11.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10/11/0200000000AKR20171011075851003.HTML

연합뉴스. “‘1인가구 시대부작용 있다면···건강문제, 정치무관심, 궁핍화.” 2017. 1. 31.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1/27/0200000000AKR20170127005800030.HTML

 

주간동아. “‘사람이 그리워청년, 고독을 말하다.” 2016. 9. 14. http://weekly.donga.com/Main/3/all/11/739635/1

 

중앙일보. “빌딩 숲 사이 소리없는 비명강남구, 청년 고독사 1.” 2016. 8. 30. http://news.joins.com/article/20521752

 

SBS News. “취업 준비하다가 쓸쓸하게···‘청년 고독사늘어나는 이유는?” 2017. 10. 17. h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439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