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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들 간의 학교 내 성폭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난 5월에는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여학생 1명을 무인텔에서 집단으로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였으며, 6월에는 강원도 횡성에서 중학생 3명과 성관계를 한 여학생이 아파트에서 투신하는 일이 일어났다. 남학생들은 합의 하에 이루어졌다며 집단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였다.

또한 81일 충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전시·배포한 혐의로 10대 청소년 20명을 불구속 입건하였다. 이들은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5-19세의 청소년들로 지난 2월부터 스마트폰 무료 채팅 어플을 통해 자신들이 소유한 음란물을 공유하는 음란물 공유방을 운영하였다.

 

최근 시의 한 중학교에서는 같은 반 남학생 7명이 여학생 8명을 언어적으로 성희롱하여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회부되는 일이 일어났는데, 심의 결과를 보면 피해 여학생 2명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로도 인정돼 서면사과처분을 받았다. 가해 남학생들이 심의 과정에서 자신들도 언어적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였다. 중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회의록을 보면, 가해학생들은 평소 여학생들도 남학생들에게 심한 성적 농담을 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된 여학생의 학부모인 씨는 ○○ 따먹고 감방가겠다는 등 저급한 성희롱이 지속적이고 집단적으로 이뤄졌다고 하였다.


729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초··고교에 설치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심의한 학생 간 성폭력(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각종 성 관련 사안 모두 포함) 건수2013878건에서 20141429, 20151842건으로 최근 3년 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학생 간 상해·폭행201311702건에서 201512703건으로 큰 차이가 없었으며, ‘왕따 건수2013752건에서 2015645, ‘강요·강제적 심부름2013639건에서 2015555건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공갈·금품갈취와 같은 학교폭력1253건에서 593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금품 갈취나 따돌림은 해마다 줄었지만 유독 성폭력만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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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가해학생 수는 20131006명에서 20152139명으로, 피해학생 수는 20131075명에서 20152632명으로 모두 두 배 이상 급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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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에서의 성폭력 사건이 2013130건에서 2015439, 중학교가 497건에서 907, 고등학교가 221건에서 448건으로 늘어 초등학교 증가율 3.3배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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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내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가해학생에 대한 처분이 경미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2~2015년도 학교폭력 현황자료에 따르면, 2012642건이었던 성폭력 관련 심의 건수는 20151842건으로 2.9배 늘었다. 특히 가해학생이 받을 수 있는 처분으로는 서면사과, 접촉접근금지, 학교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으로 총 9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 데, 이 중에서 2012년에는 가해학생이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위의 전학 217, 퇴학 31건으로 전체 처분 1431건의 17.3%에 달했다. 하지만 2015년에는 전체 처분 3913건 중 전학은 342, 퇴학은 53건으로 그 비중이 10.1%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가장 낮은 수위의 처분인 서면 사과15%에서 24%로 증가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청소년 성폭력이 급증하고 있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처분은 서면사과와 같이 낮은 수위의 처분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학교에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기존에 비해서 성교육도 강화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다양한 요인들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여기에서는 환경적인 요인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청소년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SNS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음란물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청소년들은 자신이 의도적으로 성 콘텐츠에 접속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은 노골적인 성 콘텐츠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성에 관심을 가진 청소년들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진, 비디오, 동영상 클립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신체 정보를 제공하거나 교환함으로써 성적인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성과 관련된 온라인 환경의 3가지 특징을 트리플 에이 엔진(Triple A Engine)이라고 하였다. 첫째는 접근성(accessibility)이다.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웹페이지들,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채팅방, 개인 메신저 시스템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므로 이들과 함께 성 문제에 대해 언제든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지불 가능성(affordability)이다. 온라인에서 음란물을 구하거나 성적 의사소통을 하는 행위에 대한 비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누구든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가능하다는 점이다. 셋째는 익명성(anonymity)이다. 온라인에서는 익명으로 성적 의사소통을 하므로 자극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성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다. 이처럼 디지털로 인한 환경적인 변화는 청소년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어디에서든 음란물을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된 셈이다. 결과적으로 무분별한 성과 관련된 콘텐츠의 접촉은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성정체성과 왜곡된 성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 따라서 청소년 성폭력에 대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청소년들이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성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글쓴이 : 장여옥 )


<참고한 자료>

시사저널. “급증하는 학생 간 성폭력, 빨간 불 들어온 청소년 성(性) 의식”. 2016. 8. 2. 

연합뉴스. “금품갈취·왕따 줄고 성폭력 늘고…변화하는 학교폭력”. 2016. 7. 29.    

정의당 원내브리핑. “[노회찬_보도자료] 노회찬, "학교 성폭력 3년간 3배 늘어"”. 2016. 8. 1.

한겨레신문. “학교 내 성폭력 4년 동안 3배 폭증…학교는 ‘친구끼리 무슨’”. 2016. 7. 30. 

 카베리 수브라맨얌·데이비드 슈마헬(2014). 디지털 시대의 청소년 읽기. 도영임·김지연(), 에코리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