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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태어나서부터 경쟁을 했다. 하물며 그것이 나의 유년기 시절 어른들의 짓궂은 키 비교라든가, 초등학교 때의 칭찬 스티커 판이라든가, 중학교의 내신이라든가, 고등학교의 대입이라든가. 우리는 많은 경쟁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무엇인가가 닥쳐올 미래를 위해서 우리는 지금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무엇이든 이기기 위해서 강한 사람 아니면 나보다 못한 사람과 텅 빈 관계를 맺고, 상대의 약점을 찾아내고, 유린하고, 짓밟고 결론적으로는 무너뜨린다. 이것이 지금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건널 수밖에 없는 목적이라는 강이 존재하고 이는 기계적이고 차가운 인간관계를 불러온다. 이렇게 해서는 우리는 그 누구도 꽃이 될 수 없다,

 

꽃이 된다는 것은

 

어떤 맹목적인 이윤추구를 위해 맺어진 관계라면 우선순위는 서로가 원하는 목표일 뿐.

서로 서로의 이름을 알 필요도 없고, 궁금해하지도 않으며 굳이 알려고 한다면 그것은 시간 낭비가 된다. 그런 관계에서 지금 내가 마주 보고 있는 사람은 내 이익에 도움이 되는 텅 빈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테면 그것이 학교의 조별과제라든지, 회사의 팀 프로젝트라든지.

 

꽃은 아름답고 또 향기롭다. 그리고 평화롭다. 우리가 꽃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를 길들어야 하며 서로의 이름을 싱그러운 꽃의 향기로 불러야 한다. 꽃이 되기는 쉬우면서 어려운, 가장 사소한 일로부터 시작된다.

꽃이 된다는 것은 금속성의 기름 냄새나는 기계의 관계가 아니라, 향기롭고 따뜻한 사람 냄새나는 인간의 관계를 말한다.

 

꽃이 되어야 하는 이유

꽃도 나무도 없는 말라버린 땅덩어리는 무엇보다도 차가운 모래바람이 분다. 사람도 같다. 나라는 땅에 꽃이 한 송이도 없다면, 내가 있는 학교든 회사든, 내 앞을 지나는 사람들은 친구도 사람도 아닌 텅 빈 몸짓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그곳은 항상 따가운 모래바람이 부는 황무지니라. 사람은 그렇게 해서 사람다워질 수 없고, 그렇게 오래 살아갈 수도 없다.

 

난 빵은 안 먹으니까 나에게 밀은 아무 소용도 없어. 밀밭은 내게 아무 생각도 불러일으키지 않아. 하지만 황금빛 머리카락을 가진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정말 근사할 거야! 황금빛으로 물든 밀밭이 네 추억을 떠올려 줄 테니까

” <어린 왕자>중에서

 

길들임의 의미는 개가 주인에게 보이는 절대적인 복종의 의미가 아니다. 그저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편안해지는 것이다.

꽃이 된다는 것은 그저 서로에게 좋은 향기를 전하는 것에 국한하지 않는다. 잊히지 않는 강렬한 단 하나의 향기가 되는 것이다. 나에게 별 상관없고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것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관계는 내 이름을 부르게 하는 것이다.

 

너희는 예전의 내 여우와 같아. 처음에는 그 여우도 수많은 다른 여우들과 다를 게 없었지. 하지만 내가 그를 친구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젠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여우가 된 거야.” <어린 왕자>중에서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대면했다. 우리는 몇몇 사람에게 꽃이 되었고 강렬한 향기를 남기며 살아가고 있다. 한 사람에게 단 한 송이밖에 없는 소중한 꽃이 되는 일은 적어도 나에게는 모든 것을 벅차오르게 한다.

누군가 날 기억하고, 그리워하고, 좋아하고 이런 기분 좋은 이유만으로도 꽃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어린 왕자의 소혹성에 장미 씨앗이 떨어질 확률로 서로에게 꽃이 되었다. 우리는 살면서 그 진리를 잊어버리고 꽃들과 틀어진다. 그러면서 길듦의 그 본래의 의미를 잊는다. 길듦은 관계다. 진심으로 꽃이 되는 것 이외에 어떠한 것도 인간의 길들임이라고 정의할 수 없다. 우리는 어렵게 꽃이 되었고 어렵게 서로의 이름을 불렀다. 우리는 우리가 길들인 꽃에 대해 책임을 가져야 한다.

 

분명 지금 우리는 적어도 누군가에겐 꽃이다. 유감스럽게 나의 주변에 꽃이 없다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어디선가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이 필 씨앗이 날아오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

 

사람은 사람답게, 껍데기도 기계도 아무것도 아닌 그저 한 송이의 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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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소개 

여름의 색이 바랬습니다.

얼마전 시험으로 무지무지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청소년 김예찬 입니다.(이천 이현고등학교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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