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발생시 야자강행에 대한 성명]

여전히 '가만히 있으라!!'는 학교

 

20169192033분 경주 남남서 11km지점에서 4.5규모의 지진이 또 한차례 발생하였다. 기상청에서는 12일 지진의 여진으로 발표하였으며, 이는 지난 12일 경주서 발생된 지진(규모5.8)이후 1주일간 지속된 여진 중 가장 큰 규모이다.

 

여전히 가만히 있으라는 학교

지난 9121차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경북지역에 있는 88개 학교 중 대피 조치를 취하지 않은 학교는 42(47.7%)로 절반가량이었으며, 1차와 2차 모두 대피 조치를 취하지 않은 학교도 11(12.5%)로 나타났다.(920일자 에듀동아) 또한 충북도내 고등학교는 도교육청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도내 83개 고교 중 27.7%23개교만 야간자율학습을 중단하고 학생들을 귀가시켰으며 나머지 60개 고교(72.3%)는 도교육청의 지시도 무시한 채 야간자율학습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918일자 충청일보)

세월호 참사이후에도 학교는 변하지 않았음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는 무서운 현실이다. 여전히 학교는 학생들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전혀 없어 보인다. 5.8의 강진에도 학교에 학생들을 묵어두고 야간자율학습을 강행한다는 것이 과연 상식적인 일인지 묻고 싶다.

 

교육부 지진 대응 매뉴얼에 야간자율학습시 대피방법없어

교육부에서 20165월 각급학교로 하달한지진대피요령교육자료에 따르면 지진 발생 시에 담임교사(교과담당교사)의 통제하에 대피를 하게 되어 있으나 담임교사도 교과담당교사도 없는야간자율학습시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별도의 대피방법이 없다. 실제 두 차례 지진이 발생했을 때 고등학생들의 대부분은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있었다.

 

방송이나 육성을 통해 신속히 운동장으로의 대피를 알리고, 인원파악과 사후 대응을 잘 한 학교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한꺼번에 교실에서 뛰쳐나가다가 부상이 발생하기도 하는 등 우왕좌왕했다. 진동이 있는 동안 머리를 보호하고, 진동이 멈춘 후 재빨리 운동장으로 대피하라는 안내 전에 각 교실의 문을 열어 놓고, 전기와 난방기구의 차단을 하라는 지시 등을 내린 학교는 거의 없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대피 전 아이들을 막아서고 교감이나 교장의 허락을 구한 현장의 교사도 있다는 것이다. 세월호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지금이라도 야간자율학습시 대응체계와 매뉴얼을 만들어야

두 차례의 큰 지진이 저녁시간에 일어났다. 이후 여진은 계속되고 있으며 더 큰 지진이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 만약 수천명의 고등학생들이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시간에 더 강한 지진이 일어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지금이라도 하루빨리 야간자율학습시 재난 대피체계와 매뉴얼을 만들고, 학생들과 함께 훈련을 해야 할 것이다.

 

어떤 것도 청소년들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될 수는 없다. 또 다시 청소년들을 무참히 희생시키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야간자율학습시 재난 대피 메뉴얼을 만들고 학교는 청소년들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하는 결정과 대응을 해주길 바란다.

 

2016921

한국YMCA전국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