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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는 1983년부터 저출산이 시작되었으며 2001년부터 1.3명 미만의 초저출산국이 되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출생통계(확정치)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4명이었으며, 이 결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36위를 기록하였다. 이처럼 저출산은 고령화 문제와 더불어 한국사회가 직면한 큰 문제 중에 하나이다.


저출산이 증가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청소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201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중학생과 고등학생 1-2학년 1179명을 대상으로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국민 인식 및 욕구 모니터링에 관한 연구를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고등학생 2명 중 1명은 결혼을 하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의견은 46.2%의 중학교 1학년보다 63.6%인 고등학교 2학년에서 결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생들이 생각하는 자녀의 필요성에 대한 태도조사에서 남학생 60.6%반드시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에 여학생 28.7%반드시 자녀가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하였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고등학교 2학년이 35.0%인데 반해서 고등학교 1학년은 20.7%로 학년이 올라 갈수록 자녀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자녀가 없어도 되는 이유에 대한 응답으로 29.8%내 일에 전념하고 싶어서’, 26.8%양육비 및 교육비 부담’, 12.3%부모 역할 부담인 것으로 보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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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삼식·최효진(2015). p. 17 재인용.


이 분석결과를 요약해보면 청소년들은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상황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고 인지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자신의 공부와 일을 위해서는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청소년들은 출산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데 그 이유가 자신의 일에 전념할 수 없으며, 자녀양육 및 교육비에 대한 부담 등이 출산을 방해하는 요소인 것으로 나타났다(이삼식·최효진, 2015).


경향신문의 기사 역시 남녀청소년들이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생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음악가를 꿈꾸는 고등학교 3학년인 김모군(19)은 최우선은 자신이고, 가족은 그 다음이라고 하였다. 김군은 결혼을 한다 해도 둘이서 잘 살면 된다. 굳이 아이까지 낳으면서 힘들게 살고 싶지 않다고 하였다. 고등학교 1학년인 곽모양(17)아이가 태어나서 자랄 때까지 잘 보살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아이가 나중에 잘못 나가면 굉장히 마음이 아플 것 같고, 그래서 미리 그런 일을 만들고 싶지 않다라고 하면서 자녀 출산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다고 하였다. 또한 중학교 3학년인 강모양(16)은 결혼이나 출산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단호히 말했다. “혼자 살아도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잖아요. 아이도 낳고 싶지 않아요. 교육비도 많이 들잖아요. 또 육아휴직을 쓰면 승진에도 문제 있다고 들었어요. 무엇보다 한국은 청소년이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단지 일부 청소년에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2015년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2030세대 2,880명을 대상으로 귀하는 연해, 결혼, 출산, 대인관계, 내 집 마련 중 포기한 것이 있는가?”라는 설문에 57.6%있다고 응답하였다. 복수응답으로 이루어진 이 설문에 대한 결과를 제시한 CBS노컷뉴스를 살펴보면, 50.2%결혼’, 46.8% ‘내 집 마련’, 45.9% ‘출산’, 43.1% ‘연애’, 38.7% ‘대인관계를 포기하였다고 응답하였다. 응답자들이 이와 같은 포기를 처음으로 결심한 시기로는 29.9%첫 취업에 성공한 시점’, 28.2% ‘취업 준비 시점’, 16.4% ‘대학 재학 시점’, 13.1% ‘학창시절 및 그 이전’, 5.5% ‘결혼 준비 시점이라고 응답하였다.


위에서 살펴본 조사의 결과들은 결혼 및 출산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이 청년층을 넘어서 중학생 및 고등학생까지 확장되어 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런 사회현상을 풍자하는 신조어로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하는 우리 청소년 및 청년을 일컫는 ‘3포세대’, ‘5포세대’, ‘7포세대등이 등장하고 있는 현실이다. ‘3포세대는 불안정한 일자리, 학자금 대출상환, 기약 없는 취업준비, 치솟은 집값 등 과도한 삶의 비용으로 인해 청소년들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거나 기약 없이 미룬다는 것을 의미한다. ‘5포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을 비롯하여 내 집 마련, 인관관계 등을 포기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꿈과 희망까지 포기하는 ‘7포세대라는 말도 등장하였다.


참으로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사회진출을 해보지도 않은 청소년들이 연애,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니 말이다. ‘포기라는 단어가 마치 우리 시대의 청소년 및 청년을 대표하는 의미로 규정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한국사회는 왜 이렇게 청소년들에게 희망이 아닌 절망과 좌절을 심어주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청소년들에게 경쟁적인 사회문화를 조성한 후 대학입시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오직 성공을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한다. 기성세대들은 청소년들에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공부한다면 더 밝고 희망찬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는 달콤함 말로 이들을 현혹시키거나 공부하지 않으면 좋은 대학에 입학할 수 없을 것이며 결국에는 실패하는 삶을 살 것이라는 협박을 통해 공부를 강요하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이미 우리 사회구조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들이 5포세대나 7포세대로 살 수 밖에 없는 것이 선택이 아니라 이들에게 처해진 현실이라는 것을 말이다.


청소년들이 경기불황으로 인해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의 현실과 상황을 이미 파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한 계층간의 갈등은 심해지고 이런 빈부의 격차는 계속 커지고 있으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과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 간의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이다. 이들은 다양한 형태의 사교육을 통해서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도 평등해야 할 것 같은 교육에서도 빈부의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며, 대학 입학 후에는 치열한 스펙 쌓기를 통해 취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청소년들은 취업이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만큼 어렵다는 낙타세대를 목격하고 있으며 취직을 한 후에도 집값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월세살이도 버티기가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렇게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미래를 생각할 때 포기가 아닌 어떤 단어를 생각해볼 수 있을까? 우리는 과연 청소년들에게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지 말고 희망적인 미래를 설계하라고 말해줄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해서 우리가 노력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참고한 자료>

 

이삼식·최효진 (2015).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국민 인식 및 욕구 모니터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경향신문. “[복지국가를 말한다](1부)② 과부하 걸린 한국의 가족”. 2011. 5. 18

경향신문. “일찌감치 결혼·출산 포기하는 청소년들…왜?”. 2016. 9. 17.

대한민국청소년의회. “5000만 인구, 이대로 괜찮은가?”. 2016. 8. 28.

세계일보. “결혼·출산을 포기하는 한국의 젊은이들”. 2016. 2. 11.

CBS노컷뉴스. “5포세대, ‘男 결혼·女 출산’ 가장 먼저 포기”. 2015.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