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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7일 청소년과 비청소년 23명이 모여 청소년 인권감수성 향상 모임을 통해 청소년혐오와 관련된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였다. 이들이 일상생활에서 접해본 청소년혐오 단어들은 요즘 애들이란, 쯧쯧’, ‘넌 커서 뭐가 될래!’처럼 차별적 언어부터 2’, ‘급식충’, ‘초글링같은 신조어까지 다양하다고 말하였다. 청소년들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청소년혐오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하였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소수자나 약자를 혐오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여성에 대한 배제나 증오를 넘어서 여성 일반에 대한 차별과 낙인을 의미하는 여성혐오뿐만 아니라 노인충맘충과 같이 특정 계층이나 집단을 벌레로 낮추어 부르는 극심한 혐오의 표현까지 등장하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청소년도 예외가 아니라 이들에 대한 차별과 배제도 심각한 수준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청소년들을 개그의 소재로 삼아 초··고등학생을 급식충이라고 비아냥거리고, 여고생 분장을 한 개그맨이 맥락도 없이 띠드(치즈)버거 사 주세요라는 말만 수십 번 반복하다 퇴장하는 등 청소년을 조롱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급식충급식을 먹는 초··고등학생을 경멸하는 말로써 무상급식을 먹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 복지수혜 대상이라며 이런 청소년을 비하하는 말이다. 청소년들은 이런 청소년혐오 문화가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에 퍼져있다고 하였다.


또한 청소년 집단 전체를 비하하는 표현인 무서운 10’, ‘2’, ‘등골 브레이커등이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등골 브레이커는 부모의 등골을 부수는 청소년을 지칭할 때 사용되며, 청소년이 부모의 부양에 의존해서 살아간다는 편견과 부모에게 기생하면서 고마움도 모르는 존재를 비하하는 말이다. 특히 이 단어는 청소년이 입시공부와 관련 없는 옷, 화장품, 신발 등을 살 때 자주 사용된다. 그리고 청소년은 미성숙하여 제대로 판단을 할 수 없는 불완전한 인격체라고 생각하는 나이답지 않게 잘한다’, ‘어른스럽다’, ‘초등 같다등과 같은 단어들도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한 학생은 어른들은 용돈을 모아 심사숙고해 산 물건을 쓸 데 없다면 무시하고, 제가 받은 세뱃돈을 부모님이 쉽게 가져간다. 이것은 청소년이 돈의 가치를 모른다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현상은 공공서비스나 정책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하였다. 서울시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무인대여 시스템인 서울자전거 따릉이를 운영 중이다. 서비스 대상은 자전거 운전이 가능한 만15세 이상부터이지만 만19세 미만은 법정 대리인의 동의하에 회원가입을 할 수 있게 되어있다. 한 청소년은 청소년들이 가장 자전거를 많이 타는 연령인데도 따릉이 이용을 막은 것은 청소년을 사회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의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하였다. 청소년들은 공공 서비스에서도 자신들을 향한 편견과 차별이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최근에는 초딩 출입금지’, ‘중고딩 소란시 강제퇴장 등의 문구를 걸어놓은 가게까지 생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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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한겨레 신문. "2, 급식충, 초글링청소년혐오커지는 한국사회", 2016. 10. 17. 재인용


2001년부터 미국에서는 세계의 변화를 추구하는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The Freechild Project’가 실시되어 왔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청소년 의견, 청소년 참여, 청소년 역량강화, 청소년 리더십 등과 같이 청소년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책과 보고서 등의 정보제공이나 교육을 실시한다. 이 프로젝트에 따르면, 동 및 청소년에 대한 공포로 정의되는 에피비포비아(Ephebiphobia)’는 미디어, 정치, 학교현장 등에 만연한 아동 및 청소년에 대한 전 사회적 공포를 뜻하는 용어10년 전부터 사용되어 왔다고 한다. 이 용어는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편견과 혐오적 경험과 시선을 기반으로 미디어가 청소년을 묘사하는 방식을 통해 강화되었다고 한다.


‘The Freechild Project’는 이러한 청소년 혐오가 민주주의, 문화, 교육,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민주주의 측면에서는 청소년의 참정권을 부정하고, 공동체의 의사결정에서 청소년의 참여를 배제하고, 정치 조직에서 청소년의 권리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문화적 측면에서는 미디어가 청소년을 악마로 만드는 현상, 청소년에 대한 인종차별과 성차별, 가족해체 등의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모가 자신의 자녀와 다른 친구들에게 공포를 느끼도록 하는 결과가 하나의 예이다. 교육적 측면에서는 의무교육제도, 체벌, 학년구분, 학업성취 등이 청소년 혐오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다양한 연령의 청소년들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을 두려워한 결과가 나이에 따른 학년구분이라는 하였다. 학업성취가 학생참여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두려움의 결과로 교실 관리, 학습활동, 학생규율이 나타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보호자와 동행하지 않는 18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가게에 출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청소년 출입금지, 청소년이 의미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없는 현상, 지역사회의 성인들이 청소년이 자주 목격되는 장소를 피해서 상권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이 청소년 혐오의 결과라고 하였다. 이처럼 에피비포비아는 사회 전반에 걸쳐 청소년 참여의 주요 문제로 인식되고 있으며 청소년에 대한 혐오, 편집증, 두려움 등을 묘사할 때 주로 사용된다. 이와 같은 관점에 따르면, 청소년은 미성숙한 존재이므로 나이에 따른 위계질서를 바탕으로 이들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다른 사람에 대한 혐오와 멸시의 태도가 생겨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학자들은 사회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국가의 경제적 불황과 위기가 사회구성원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청년실업이나 저임금 등의 경제적 문제는 청년들에게 사회에 대한 혐오나 냉소적 태도 및 감정을 갖게 만들었다. 한 사회학과 교수는 자신이 처한 각박한 현실 때문에 사람들은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할 정서적 여유가 사라졌으며, 공감과 신뢰를 잃어버린 혐오 분위기가 우리 사회의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고 하였다. 지금 한국사회는 상대방에 대한 적대적 감정인 분노와 혐오가 사회의 모든 분야에 퍼져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쟁적인 사회 분위기가 아닌 서로에 대한 신뢰 및 존중을 바탕으로 남을 배려하는 사회구성원들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전반적인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사회적인 약자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우리 사회구성원들의 몰상식적인 행동이 아닐까 생각된다. 청소년들은 충동적이고, 반항적이며, 자기 통제력이 약한 집단이라며 이들을 억압하기 위한 사회적 감정으로 청소년을 혐오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우리는 청소년이 미성숙하고 비논리적인 인격체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하며 이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동등한 사회구성원이라는 관점이 필요하다.


                                                                                     ( 글쓴이 : 장여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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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자료>

경향신문. “민폐 과다와 배려 결핍, 혐오를 낳다”. 2015. 8. 22.

경향신문. “[우리는 ‘여혐사회’ 속에 산다] ① 우리가 겪는 여성혐오”. 2016. 5. 

미디어스. “우리 사회의 청소년혐오”. 2016. 7. 2.

전국매일신문. “서울교육청, 중·고교 토론식 수업 강화”. 2016. 10. 19.

한겨레신문. “중2병, 급식충, 초글링… ‘청소년혐오’ 커지는 한국사회”. 2016. 10. 17.

한국일보. “중2병ㆍ교복충... 당사자에겐 폭력입니다”. 2016. 1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