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아동 및 청소년의 어휘력 및 독해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비판적 사고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는 “오늘의 저를 있게 한 것은 하버드대학교 졸업장이 아니라 어머니께서 가르쳐준 독서습관입니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독서습관은 한 사람의 성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2015년에 ‘신문·독서 읽기와 학업 성취도 및 취업’의 연구를 실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2004년에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4,000명을 대상으로 고등학교 재학 당시의 독서행태(문학작품과 교양서적으로 구분)와 일간지 구독 여부를 조사하였으며, 수능성적 자료를 사용하여 학업성취도를 파악하였다. 이후 동일한 대상을 추적하여 2014년에는 이들의 취업실태를 파악하였다. 먼저 문학서적을 많이 읽은 청소년들이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보였다. 특히 문학서적을 한권도 읽지 않은 학생의 수능 언어과목 표준점수(1-200점의 값)가 83점인 반면에 11권 이상 읽은 학생은 103점으로 언어영역의 수능성적에서 가장 높은 효과를 보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교양서적이나 일간지 구독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교양서적이나 일간지를 많이 읽은 학생들의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의 점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등학교 재학 중의 독서량은 수능성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더 나아가 취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 재학 중 문학서적을 11권 이상 읽은 학생의 괜찮은 일자리(대기업이나 공기업 등) 취업률이 35%인데 반하여, 한권도 읽지 않은 경우는 27%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고등학교 재학 중 교양서적을 11권 이상 읽은 학생의 괜찮은 일자리 취업률은 44%인데 반하여, 한권도 읽지 않은 경우는 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량은 월 평균 임금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고등학교 재학 중 교양서적을 11권 이상 읽은 학생의 2014년 취업 시 평균 임금은 229만원으로 한권도 일지 않은 경우 213만원보다 더 높은 임금을 받고 있었다.
이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청소년기의 책읽기는 학업성취도를 높이고, 미래의 취업과 임금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의 책읽기를 권장하고 올바른 독서습관을 형성해준다면 자녀의 건강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조언은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이달 12일 초등학습연구소에서는 초등학생 532명과 초등 학부모 1,005명을 대상으로 초등학생들의 한 달 평균 독서량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초등학생과 학부모의 응답이 상이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데, 초등학생들은 한 달 평균 독서량이 20권 이상(35%)이라고 응답한 반면에 학부모들은 자녀의 한 달 평균 독서량이 4-6권(23%)과 1-3권(22%)으로 응답하였다. 초등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분야의 책은 만화책(20%), 학습내용을 담은 만화책(19%), 어린이 소설이나 동화(19%)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하여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추천하는 도서의 분야로는 교과서 내용을 풀어 놓은 이야기책(24%), 어린이 소설이나 동화(23%), 위인전이나 인물이야기(14%)의 순으로 응답하였다. 두 집단의 응답이 다른 이유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초등학습연구소는 독서에 대한 인식의 차이라고 언급하였다. 초등학생들은 만화책이나 학습만화 등을 모두 독서의 범위에 포함시키는 반면에 학부모들은 학습을 위한 책읽기가 독서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지만 부모들이 자녀에게 올바른 책읽기 방법이나 습관을 제시해주는 것은 쉽지가 않다. 따라서 전문가들이 제시해 놓은 몇 가지 방법을 살펴보고자 하며, 부모는 자녀가 책을 읽고자 하는 내적 동기가 생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할 때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책읽기와 글쓰기는 학교생활의 기본이다. 이런 이유로 부모들은 취학 전부터 자녀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학교생활을 준비시킨다. 하지만 여기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이 아이들이 한글을 안다고 해서 독서량이 증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아이들이 한글을 배운 후 책에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책을 읽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취학 전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쳐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책을 읽어주며 올바른 독서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가정이나 학교에서 ‘책 읽어주기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사들을 대상으로 책 읽어주기 연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전북과 강원지역의 초·중·고등학교 입학식에서는 신입생에게 책을 선물하며 독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정에서 부모들이 해 줄 수 있는 독서지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자녀에게 독서하라고 강요하는 대신 아이들이 스스로 독서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자녀들이 손쉽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소에 책을 비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책을 아이들 방과 같이 특정한 장소에만 비치하지 말고 아이들의 시선이 닿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장소를 가리지 말라고 하였다. 또한 아이들 혼자서 책을 읽도록 놔두기 보다는 연령이 어릴수록 부모가 규칙적으로 책을 소리 내어 읽어줄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읽을 때보다 다른 사람이 책을 읽어줄 때 책에 대한 흥미도와 이해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책을 가까이하고 독서를 즐길 줄 아는 아이들이 청소년기에도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게 된다고 하였다.
다음으로 부모들은 자녀에게 어떤 책들을 읽어주어야 하는가? 어떤 책들을 자녀에게 추천해야 하는 것일까? 무엇보다 자녀의 연령과 수준에 적절한 독서지도가 필요하다. 자녀의 발달단계 수준에 맞는 책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독서지도라고 하였다. 자녀의 읽기능력이나 이해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부모의 욕심으로 책을 읽도록 하는 방식은 옳지 않다. 인문학적 지식이 없는 중학교 1학년 학생에게 동양고전이나 서양철학 등에 관련된 책을 추천하는 방법은 오히려 책에 대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학년에 맞는 교과서 연계 독서가 필요한데, 사회과목에서 역사교육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5학년의 경우에는 한국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책들을 읽게 하는 것이 학교수업의 흥미도 유발된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꿈과 희망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청소년들에게는 꿈이나 진로에 관련된 책을 추천하여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독서는 다양한 분야의 배경지식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딱딱하고 어려울 수 있는 인문이나 과학 분야의 지식을 독서로 접하게 되면 훨씬 이해하기 쉽고 흥미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독서는 자녀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학교생활기록부 종합전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독서는 장문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고 이해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므로 언어 및 외국어 영역에서 탁월한 기량을 발휘하게 된다는 점이다. 독서는 자신의 관심분야와 전공 선택 등에도 유용한 정보제공을 해주므로, 자녀들에게 의무적으로 독서를 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의 중요성을 스스로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교육 과정에서도 토론식 교육 실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달 18일 서울시교육청은 ‘질문이 있는 서울형 토론모형’을 개발 및 보급해 중·고교의 토론식 교육확대를 위한 토론을 실시하였다. ‘질문이 있는 서울형 토론모형’은 상대방을 논리적으로 제압하는 형식이 아니라 비경쟁식 상호협력형 토론방식을 실시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궁금한 것에 관한 질문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면서 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짝토론이나 모듬토론의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새로운 토론모형은 교사의 재량에 따라 국어, 역사, 과학 등 모든 과목에 적용할 생각이다.
이와 같은 토론식 수업을 준비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독서가 아닐까 한다. 개인적으로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재능 있는 학부모의 토론식 수업을 권장한다.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초등학교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관심 분야를 선정하고 아이들의 자유로운 생각과 의견을 들어보면서 토론하는 방식이다. 자녀와 함께 하는 독서 및 토론수업을 통해서 부모는 자녀의 학습태도나 책에 대한 이해력 및 집중력 등 다양한 영역을 파악할 수 있게 되며, 친구들과 함께 하는 수업을 통해서 즐거움도 느끼며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발표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학생들 스스로 독서동아리를 조직하여 다양한 분야의 책도 읽고 토론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다.
( 글쓴이 : 장여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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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자료>
대전일보. “‘책 읽어라’ 잔소리 말고 영양 있는 ‘독서식단’ 짜주세요”. 2016. 10. 18.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234891
오마이뉴스. “아이들 독서 지도, 스스로 골라 일게 하라.〔서평〕독서교육 어떻게 할까?”.
2014. 12. 15.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62892
파이낸셜뉴스. “학부모 2명중 1명 ‘스마트폰 사준 후 자녀 독서량 줄어’”. 2016. 10. 12. http://www.fnnews.com/news/201610120914250887
채창균·신동준(2015). 독서·신문읽기와 학업성취도, 그리고 취업. 패널 브리프. 한국직업능력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