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9일.. 청소년문화존 축제를 마치고 아이들이 청소년문화의집 강당에 둘러앉아 뒷풀이겸 즐겁게 놀았습니다. 초등학생들도 안한다는 수건돌리기를 하면서 까르륵 웃기에, 차마 문열고 이제 늦었으니 집에 가자는 이야기도 못했습니다.

 이제 이곳에서의 마지막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웃음속에 눈물도 묻어나옵니다. 둘러앉아 마지막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000년 청소년공간이 없다는 청소년들의 간절한 바람과 청소년위원님들의 열정이 함께 만들어냈던 소박한 공간

 2002년 강당하나, 강의실하나로 3층건물 귀퉁이에서 시작한 작은 출발... 그리고 하나씩 하나씩 공간이 늘고, 집기가 늘고, 아이들이 늘면서 행복했던 시간들이 지나갑니다.

 저는 기억합니다. 여기를 스쳐간 아이들이 우리에게 주었던 그 무한한 감동을...

 전국청소년시설 평가단이 방문했을 때, 다른 시설에 비해 다소 초라한 시설여건을 이야기하는 심사위원단들에게 우리 아이들이 “저희는 한번도 여기가 초라하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어요. 여기는 우리가 정말 자유롭게 이용 할 수 있는 행복한 공간이예요”라고 대답했던 그 말이 이곳을 지키는 힘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코믹축제와 댄스축제를 준비하면서, 장판 하나 달랑들고서도 창동과 합성동을 누비며 거리홍보하고 포스터 붙이는데 몸을 아끼지 않았던 아이들..

 프로젝트 쏠 미술팀과 그 많은 식빵과 컵라면을 무한 소비하면서 깔깔거리면 만들었던 여기 구석구석 아이들의 작품들...

 이런 것들을 뒤로하고, 통합구청이 생겨서 등떠밀리듯, 야반도주도 아니고, 이곳을 스쳐간 아이들에게 일일이 연락도 못하고 짐을 쌉니다.

 아이들의 청춘의 기억이 오롯이 뭍어있는 이 곳과의 이별이 못내 아쉬워 한 아이가 울음을 터트립니다. 이렇게 이곳과 이별합니다.

 그리고, 이제 또 마음을 다독입니다.

 “다시 새롭게 더 재미있게 시작해보자. 아이들의 청춘에 두고두고 아름다운 기억이 되어 호호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도 청소년문화의집이 삶의 에너지가 되도록 다시 힘내보자”

 우리에겐 함께한 시간들이 있고, 너무너무 사랑스런 아이들이 있고,

아이들의 일이라면 몸사리지 않고 도와주시는 정말 괜찮은 어른들이 함께 모여있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 옆에서 와글와글 작은 손으로 인해전술의 힘을 보여주면서 박스를 싸고, 짐 정리를 도와주겠다고 나타난 아이들 때문에 새로운 시작을 기대해 봅니다...

 말그대로 동네한복판에 자리잡고

동네 꼬마들, 아줌마, 아저씨, 할머니, 할아버지, 길거리를 어슬렁대는 강아지들과 함께 어울러질 청소년문화의집의 모습으로

7월에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