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은 전면 금지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폭력으로 사람을 통제할 수 있다는 인식의 변화가 먼저입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서울지역 청소년YMCA연합회입니다.

 

지난 19일, 서울시 교육청은 2학기부터 모든 학교에서 체벌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가 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것 마냥 기뻤지만, 어찌 보면 이것이 그저 탁상공론에 불과한 정책이 되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최근 공개된 한 초등학교 교사의 폭력 동영상만 보더라도 체벌의 탈을 쓴 폭력이 우리 사회에 현존하고 있으며 체벌금지방안을 반대하거나 독단적 결정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들의 생활을 보면 체벌은 금지되어야 합니다. 청소년들은 학교폭력 근절 캠페인 ‘학교폭력 없는 학교’를 실시하고 있는 학교에 등교하는 순간부터, 선생님에게는 사랑의 매이지만 학생들에게는 공포의 매일 수밖에 없는 체벌을 만나게 됩니다. 몇분이라도 지각을 하게 되면 체벌을 당하거나 벌을 받게 됩니다. 학생은 학교의 규칙을 지켜야 하지만 부지런한 생활을 해야겠다는 다짐보다는 반항심과 억울함만 고조시키는 체벌도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유엔은 아동권리협약에 따라서 체벌을 금지하라고 우리나라에 여러 번 권고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안이 제시되지 않은 채 체벌을 금지하면 체벌로 학생들을 통제 해온 선생님들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문제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체벌 외의 다른 수단으로는 청소년을 통제할 수 없다는 인식이 문제인 것입니다. 선생님들은 학생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진정으로 대화하여 학생 스스로 잘못을 깨우치게 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일단 체벌로 반성시키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체벌 금지도 중요하지만 우리사회가 가진 사람과 청소년에 대한 인식과 생각이 먼저 전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체벌을 당해야 하는 청소년은 없습니다. 폭력으로 모든 일을 간단하게 해결하고 대화를 통한 해결 방법은 간과하는 우리 사회의 맹점이 학교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국회의원들도 대화보다 싸움을 서슴지 않는 것을 봐도 우리가 어릴 때부터 10년이 넘도록 지내온 학교가 그 폭력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체벌 금지는 매우 획기적이고 바람직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진짜 체벌을 당하지 않으려면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

먼저 선생님들이 체벌이 아니라 대화로써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학생들이 어떤 잘못을 하더라도 먼저 반성할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방적인 처벌 보다는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학생의 입장에서 잘못을 뉘우치게 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각 학교의 전문적인 심리 상담교사를 배치하는 것에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도 꽤나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학생과 선생님들이 서로 마음을 모아서 폭력보다는 대화와 평화가 있는 학교를 만들어갈 수 있게 평화교육도 실시하고 서로 간에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하는 시간도 정기적으로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지역 청소년YMCA 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