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강물이 흐르지 않는다.

 

YMCA청소년기자단 ‘날개’ 조수민 기자(양정여고1)

백과사전에서 강은 ‘넓고 길게 흐르는 물줄기’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은 넓고 길게 흐르지 못하니 그냥 그릇에 담긴 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원한 물줄기를 흘러 보내야 할 대한민국의 강물이 흐르지 않는다. 끊임없이 흐르려하는 강물을 개발하려는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멈추게 했다.

정부는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에 제방 보강과 하천 생태계 복원, 중소 규모 댐 및 홍수 조절지 건설, 하천 주변 자전거길 조성, 친환경 보설치 등을 주장하며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고 칭하고 있다. 하지만 준설로 인해 각종 오염물질이 노출되면서 식수원이 안전하지 못하고 속도전 사업으로 보의 안전성 검증에 우려가 있어 오히려 홍수의 위험이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연의 고통에 함께 울고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남은 강들을 지키기 위해 9월 11일 토요일에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흘러라 강물아 청와대는 들어라’라는 문구가 인쇄된 주황색 풍선과 포스터들이 눈에 띄었다. 이런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들 또한 만만치 않았다. 검은색의 제복을 입은 장정의 남성들이 굳은 표정을 한 채 일렬로 줄을 서서 시위의 열기를 잠재우려 노력했다. 몇몇 경찰들은 시민들이 가지고 있던 풍선을 뺏어 터뜨리고 4대강 사업 반대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뺏어가기도 했다. 마치 초등학교 시절 관심 받고 싶어 짝꿍에게 책상 선을 넘어오지 말라고 하는 철없는 아이의 행동 같아 보였다. 이 때문에 화가 난 몇몇 시민들이 역정을 내며 경찰과 싸우기도 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오후 7시 30분쯤 동아 일보 신문사 앞에 마련되어 있는 무대에서 대안 학교 학생과 여러 야당 의원들이 현재 대통령이 국민의 의사를 듣지 않고 강행하는 논스톱 4대강 사업에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4대강 막개발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자연이 고통스러워한다는 것을 “우리도 아는데 청와대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왜 모르시는지 모르겠어요.”라며 안타까워하던 대안학교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울렸다.

우리는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옛말에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이 있다. 끝나지 않는 마라톤을 해야 하는 강을 인위적으로 멈춰 세우면 물이 고이게 되고,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자연은 한정되어 있고, 어느 누구의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이 제 것인 양 마음대로 써버리면 분명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더 이상 환경이 파괴되지 않고 강이 강답게 흐를 수 있도록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더욱 하나 된 마음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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