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Y 최재은입니다.
미루고미루고미루다가 이제야 올리네요^^;;
양해 부탁드리며, 시작합니다.
처음엔 하령회가 끝나고 정신없이 떠난 여행 같은 느낌이였어요.
설레고, 걱정도 되고, 이 생각 저 생각 복잡한 마음으로 출발했습니다.
‘지구시민’ 이란 단어가 우리가 활동하면서 많이 듣던 말이잖아요? 근데 막상 그게 뭐냐는 질문 받으면 머뭇거리게 되는 뭔가 눈에 투명히 비춰지지 않아서 답답한 느낌을 항상 가지고 있었어요. 늘 외쳐오던 ‘평화’에 대한 의문도 하령회를 거치면서 더욱더 고민하게 되었고, 다른 나라의 다른 YMCA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평화를 말하고 있는건지도 궁금하고.... 이런 생각들을 안고 떠나는 길이 마냥 신나지만은 않았네요..ㅋ
일본 도착하고 우릴 데리러 나온 일본분을 보고 그제서야 실감났어요. 진짜왔나보네 하고... 어찌됫건 3시간정도 버스를 타서 고템바, 그리고 도잔소 캠프장에 도착했습니다.
첫쨋날은 그렇게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보낸 것 같아요.ㅋ
둘째날, 캠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때 여러나라에서 온 여러친구들이 있었어요. 한국에서 간 청소년Y팀이 가장 어린층이였는데 그래서 그랬는지 다들 관심가져주고, 말도 걸어주고 해서 조금 긴장을 풀 수 있었던 것 같아요.ㅎ 아침 예배 드리고 이 전에 썼던 참가 에세이를 같은 조가 된 조원들끼리 나누는 시간을 가졌어요. 다들 각자가 쓴 에세이를 발표하는데 이때부터 뭔가 새로웠던 것 같아요. 모두 다른 자리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한국에서 활동할 때 생각해보지 못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많이 들을 수 있었어요. 특히 인상깊었던 건 일본에서 유학중인 케냐사람 한나가 한 얘기 였어요. 한나는 지금 케냐의 많은 아이들이 잘 배우지 못하고, 먹지 못하고 빈곤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건 케냐에 평화가 없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어요. 또 열심히 공부해서 케냐에 꼭 평화를 주고 싶다는 얘기를 했는데 왠지 찡하고 와닿았어요.
도잔소에서는 항상 이렇게 뭘 할때마다 끝나면 꼭 조끼리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이게 되게 생각정리하는 데도 도움이되고, 내가 놓친 부분도 다시금 고민해 볼 수도 있어서 엄청 좋았던 것 같아요ㅎ
이번 도잔소 캠프에서 한 모든 활동들, 워크샵 다 너무 의미있고 좋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필드워크를 갔던 때 인 것 같아요. 5가지 주제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는데 제가 간 곳은 야스쿠니신사와 일본 전쟁박물관, 재일 한국YMCA 였습니다. 일본친구와 대만친구와 함께 했었는데요. 아무래도 역사적 문제를 다루는 곳이고, 서로에게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서 가기 전부터 누군가 기분 상하는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내가 보고 새로이 알게 된 부분을 감당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아주 이만저만이 아니였어요.
야스쿠니 신사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별로 안좋은 쪽으로 많이 알고 있는 신산데 솔직히 저도 신사참배나 그런것들이 가지는 의미를 잘 모르고 있었거든요, 거기에 가고나서야 배웠어요ㅜ. 또 신사에 들어서자 마자 어떤 유서를 받았는데 2차대전 때 생존한 일본군인이 전쟁에서 살아돌아갈 수 없다며 자살하고 쓴 유서였어요. 그만큼 그 때 당시 일본인들의 정서가 얼마나 확고했는지, 어떻게 보면 살짝 세뇌?라고 해야되나...... 그런 쪽으로 생각하니깐 기분이 엄청 이상하더라구요... 또 다음으로 갔던 전쟁박물관은 일본이 치른 전쟁들에 대한 경위나 그런 것들을 설명해 놓은 곳이였는데 예상은 했지만 정말 한국 학교에서 배운 내용들과는 매우 다르게 풀이하고 있더라구요. 그게 일본정부의 공식적 입장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왠지 어이없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 때 같이 있던 한국인 대학생 언니는 되게 겸허하고 이해하면서 받아들이더라구요... 내가 아직 많이 어리나 보다 싶기도 했어요.
또 재일한국YMCA에서는 다들 아실법한 2.8독립선언 기념관을 갔는데 저는 2.8독립선언이 한국YMCA랑 관련있는지도 몰랐거든요?? 그래서 많이 놀라웠고, 자랑스럽기도 했어요. 기념관에 전시된 내용은 정말 우리나라 근현대사 교과서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이였는데 한가지 달랐던건 그 당시 일본에서 독립운동하던 한국유학생들을 도와준 일본인도 있었다는것. 그리고 일본친구들은 그 곳에 있는 모든 내용들을 그 때 처음 접하는거라고 하더라구요.... 서로의 교과서가 너무 자기나라 입장만 얘기하고 있는건 아닌지 싶었어요.....
이 날도 돌아와서 소감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 때 서로 얘기하다가 같이 울어버리기도 했었네요.. 저 같은 경우는 가기 전부터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정말 걱정과는 다르게 일본인 친구들 우리 많이 이해해주고 자기들 책임이 아닌데도 미안하다고 말해주고 하는데 그게 너무 고맙고 소중했어요. 사실 이런 역사적인 걸 완전 오픈해서 서로 대화한다는게 엄청 어려운 일이잖아요... 꼭 필요한건데도. 그런 부분에서 저는 너무 행운인 것 같고, 한국과 일본의 더 많은 청소년, 젊은이들 또 역사적인 문제가 얽혀있는 많은 국가 사람들이 이런 시간들을 가져서 제가 느낀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잔소 캠프에서 한 활동들 하나하나 너무 저한테 좋은 배움의 시간이였는데 일일이 다 정리해서 쓰는게 쉽지 않아서ㅠㅠ 기회가 된다면 자세하게 느낀 점들 다른 회원분들이나 친구들이랑 나누는 시간을 갖았으면 좋겠네요ㅠㅋ
제가 이번 지구시민 워크샵에 참가하면서 느끼고 깨달은 건 정말 많지만
우선 다양한 관점을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점. 사실 한국 청소년YMCA활동하면서 우린 같은 가치를 지향하니깐 주로 한가지 관점으로 바라보고, 그것만 깨달으려 한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어떤 문제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 의견도 들어보고, 여러 가지 관점을 이해하고 소통하고 그러면서 더욱 평화가 되는게 필요한 것 같아요. 또 한가지는 제가 정말 가슴에 새기고 잊혀지지 않는 말 “Think globally, act locally” 세계화 하면 저도 그랬지만 대부분 다른나라들 떠올리고, 밖으로부터 생각하고 하잖아요? 하지만 제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부분들을 놓치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빈곤이나 그런 비평화적인 문제를 생각하면 꼭 아프리카 같은 곳을 먼저 떠올리게 되고..... 물론 그런 세계적 문제에 관심 갖고 뭔가 하려는 의식을 갖는것도 소중한 일이지만, 어느 일본친구가 일본 빈곤문제에 대해 알려주면서 한국은 어떻냐고 물었을 때 제가 대답할 수 있는게 별로 없더라구요... 난 우리 지역문제 고사하고 한국 문제에 대해서도 사실 고민하지 않은게 너무 많구나 싶었어요. 진정한 세계화는 지역으로부터 시작하는 것, 우리 학교에서 친구랑 하는 대화나 내가 옆집 할머니께 관심 갖는 게 세계화의 시작이란 걸 정말 새롭게 깨닫게 된 것같아요. 이제부터 지구시민 의식 우리학교, 지금 살고있는 원주지역에서 부터 잊지않고 실천하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또 이런 캠프를 더 많은 청소년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4명 너무 적었어ㅠㅠ 지구시민감수성 많이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도 더 많앗으면 좋겠구, 꼭 YMCA 회원이 아니더라도, Y가 하는 캠프가 아니더라고 더 많은 청소년들이 이런 프로그램들을 통해 보고 느끼고 경험하고 변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느낀 감정들, 최대한 솔직히 담아내려고 노력했는데 역시 어려운 것 같아요ㅠ 내일 되면 꼭 하고 전하고 싶은 말이 더 생각날 것 같고ㅠㅋ 소감 너무 많이 축약한 것도 같구 ㅜㅋ
Japan YMCA youth global citizenship project 2010
제 인생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시간 잘 보내고 온 것 같구요, 함께 갔던 단비하림창성,수진승아언니,진우명례오빠,아나간사님 또 캠프장에서 만난 여러 친구들 모두 너무 수고했구 감사하구 사랑하구 우리 모두 각자 자리로 돌아왔으니 여기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지구시민으로 잘 성장해서 평화를 꼭 만들기를, 혼자가 아니라 다같이 그리고 전파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이제 저는 제 자리인 청소년YMCA에서 배우고 온 것들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싶구요, 꼭 그러기 위해 노력할 거구요,ㅋ 다들 많이 많이 함께해 주세용ㅋㅋ
그러면 이만 마치도록 할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